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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뜸
양광모
아무도 내게 ‘귀뜸’이 ‘귀띔’의 잘못된 말이라는 것을 귀뜸해주지 않았다. 아무도 내게 인생이 무엇인지, 청춘의 시기는 어떻게 값지게 보내야 하는지, 결혼과 부부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노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귀뜸해주지 않았다. 성공과 행복은 무엇인지, 죽고 싶을 만큼 처참한 좌절의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는지 귀뜸해주지 않았다. 열 명의 친구를 만드는 것보다 한 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조차 인생은 나에게 비싼 수업료를 두둑하게 챙긴 후에야 뒤늦게 귀뜸해 줬다. 그렇게 세월은 빠르게 지나갔다. 사랑을 모르며 사랑을 했고, 아내를 모르며 남편이 됐고, 나를 모르며 나로, 인생을 모르며 인생을 살았다. 자식의 도리도 못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