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이 책은 이젠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지쳤고, 그렇다고 관두기도 어려운, 그러니까 먹고사는 일의 의미는 깨우쳤지만, 먹고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의 의미’를 찾는 얘기를 담았다. 먹방이 다이어트에 독이 아닌 득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월요병도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직장생활을 잘해보겠다며 아등바등하는 이야기가, 읽는 당신에게 덜 뒤척이는 일요일 밤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열심히 살면, 열심히만 살면, 외로워진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사람들이 있고, 불경기에도 일이 있고, 퇴근 후에는 돌아갈 집과 가족이 있지만, 외롭다. 애써 힘을 내야 하는 월요일은 괜히 더 외롭다. 그래서 용기가 가장 필요한 요일이 아닐까 싶다. 일과 삶 사이에 선을 그을 용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용기, 스스로 힘을 낼 용기, 열심히 살면서도 외로워지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여긴 원래 이래요.”
언제부턴가 회사에서 ‘원래’란 부사를 자주 쓰기 시작했다. 원래 그래, 원래 저래, 원래 이래. 마치 원래부터 원래를 외치기 위해 입사한 사람 같았다. 안다. ‘원래’는 ‘처음’과 ‘근본’을 뜻한다. 나는 회사가 막 세워진 처음과 근본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입사한 날을 처음이라 여기면 완벽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들에게 내가 외친 ‘원래’는 무례하고 무식하고 무의미한 것이었다. 그러나 내 입은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위로랍시고 이렇게 덧붙였다.
“원래 이러니까 그냥 그러려니 해요.”
문득 회사생활도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묵직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보다 산만하게 입으로만 조잘거리는 사람이 조직생활을 질기게 버틴다. 참고 참다가 분노하는 사람보다 크고 작은 일에 자주 삐죽거리는 사람이 상사에게 덜 미움을 받는다. 책임질 마음으로 나선 사람이 짊어질 업무량은 막중하지만, 책임은 피하고 들러리처럼 서 있는 사람의 업무량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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