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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양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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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양창순

인간관계 전문가 양창순 박사가 쓴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가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독자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기존 책을 읽었던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 ‘건강한 까칠함’을 갖기 위한 구체적인 5단계 솔루션과 인간관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심리 유형 8가지를 새롭게 수록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고 상대와의 조합을 맞춰볼 수 있으며 실제로 인간관계에서 ‘건강한 까칠함’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친절하고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적인 방법을 다양한 임상 사례와 심리학 이론을 통해 통찰력 있게 풀어낸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힘을 ‘건강한 까칠함’에서 찾아보자. 나를 위해서나 상대를 위해서나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데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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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때로는 실수하고 넘어지는 자신이 부끄럽고 당황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대범하게 받아들이고자 애썼다. 돌아보면 낯 뜨거운 기억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일회성인 삶에서 실수하지 않고 산다면 그 편이 더 이상하다. 다들 처음 살아보는 삶이니 실수는 당연하므로 그것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고 결심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해결책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내 편에서 먼저 거부당하고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가고 먼저 손 내미는 것이 조금은 덜 어렵게 느껴진다. 분명하게 내 생각을 표현하고 자기 주장을 하는 것도 더 이상 불편하지 않게 된다. 물론 상대방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와 수용이 가능해진다.

늘 말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지독하게 나르시시즘적인 존재다. 지금 이 순간의 나만큼 세상에서 중요한 사람은 없다. 호르헤 보르헤스가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에서 표현한 저 유명한 문장, ‘수십, 수천 세기의 시간이 흘러가지만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현재뿐이다. 공기 중에, 땅에, 바다에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바로 나한테 일어난 일뿐이다’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보르헤스는 오로지 지금의 자신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린 내 부모도 마음에 안들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적에 지금의 부모는 진짜가 아니고 어딘가에 완벽한 내 부모가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품는 건지도 모른다. 그뿐인가. 내가 낳은 내 아이도 마음에 안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물며 나와 다른 남은 말해 무엇 하랴. 그들 모두가 내 마음에 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인간은 그렇게 외부에서 자기를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없으면 이번에는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또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상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내 안에 있으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들은 무엇인지, 내가 갖고 태어난 잠재능력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외부세계와 대적해 인생을 살아나가면서 자기를 발전시키는 첫 번째 과정이다.

나영 씨의 문제는 감정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데 있었다. 우린 흔히 강한 사람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성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아예 감정 자체를 억압하거나 부인하거나 회피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들이곤 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억압된 것은 그만큼의 압력으로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웬만해선 타고난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벼락같은 깨달음이 있거나 인생의 온갖 풍파를 겪은 다음이면 몰라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에게 성격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내가 가진 성격 안에서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하고자 노력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다음에는 단호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대체로 누구에게나 어렵다. 생각을 해보라. 제2외국어 배우는 것도 처음에 얼마간 열심히 할 때는 되는 것 같지만 바빠서, 피곤해서 며칠 건너뛰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하물며 나의 세상과 다른 사람의 우주가 만나는 인간관계가 쉬울 리 없다. 오죽하면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미개척분야가 인간관계’라고 했을까. 어떤 의미에서는 우주여행만큼 힘든 것이 인간관계다. 하지만 적어도 남들이 나를 싫어한다면 그 이유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도 인간관계에는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백이면 백 사람 다 잘할 수 없다. 평생을 같이 가는 사람은 한두 사람이다. 이 세상에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사람도 없고 내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 사람만 있다면 성공하는 거고, 그 사람도 항상 그렇지는 못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나도 내가 항상 마음에 안 들고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는데 왜 남에게 바라는가.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랑에는 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내가 주는 만큼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나는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열등감, 상처 입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같은 심리적 동인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

특별한 기회를 기다리지 마라.
평범한 기회를 잡아서 위대한 것으로 만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