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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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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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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특별한 것과 소중한 것은 다르다.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이 특별하고 우월한 존재여서
소중한 게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주어 소중해지는 것처럼,
나 자신과 내가 가진 것을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자존감은 채워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존감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라 착각하곤 하지만,
자존감은 특별하지 않더라도 그런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현실을 잊게 하는 마취제가 아닌,
현실에 발을 딛게 하는 안전장치인 것이다.
<제 인생은 특별하지 않아도 소중합니다>

잠깐 만날 사람이라면 전력을 다해도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인 관계에선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상대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내가 지치는 것을 외면한 채 무리하면
어느 순간 좋았던 순간마저 잊게 되고,
축 처진 마음에는 관계에 대한 허무감과 미움이 들어선다.
컵에 물을 가득 채우면 쏟아지기 쉽듯이,
관계에 힘을 너무 들이면 오히려 망치기도 쉽다.
그래서 조금 더 할 수 있어도, 다음을 위해 멈추는 게 좋다.
오래 유지해도 지치지 않을 모습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돌아올 힘을 남겨두자.
그래야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
<돌아올 힘을 남겨두자>

사탄도 스승의 은혜를 부를 것 같은 흉악범들을 생각하노라면,
가끔 속 보이는 이기적인 사람들,
약간의 허언증이 있거나 무례한 사람들은
또 그럴 수도 있단 생각이 든다.
이 정도 또라이는 어디에나 있는 쁘띠 또라이가 아닐까 하는
여유와 자비심이 나온다고 할까.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
살며 마주치는 모든 또라이를 미워할 수는 없다.
그러니, 미움으로 마음을 낭비하지 말자.
일상의 쁘띠 또라이들에겐 자비를,
당신에겐 평화를.
<쁘띠 또라이에게 관대할 것>

제아무리 막말 머신이라 해도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해코지하기는 어렵듯,
받아줄 것 같은 상대, 자신의 영역에 있는 상대에게
유독 막말하는 법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그들의 인정 욕구를 약간은 채워주면서도
정중함을 담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하면
상대 역시 내게는 막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막말을 할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님을 상대도 느끼는 거다.
현실적으로 물리적 거리를 두는 건 어렵다 해도
정서적인 거리를 지키는 건 언제나 중요하다.
<어쨌거나 똥은 피하고 봅시다>

과거보다 더 많은 이가 불안에 잠기고,
기분장애에 시달리는 이유는
너무 많은 소란을 확인하며 바라보기 때문은 아닐까?
마치 전체 동의 사이에 끼어있던 광고 수신 동의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 불안에 동의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너무 많은 정보는 우리의 마음을 예민하게 만들고
실제적인 위협에 대처하기도 전에 불안에 탈진하게 한다.
<불안 금지>

화를 무조건 틀어막기만 해선 안 되지만
계속해서 터져 나온다면 그것 역시 문제다.
언제나 잠겨 있는 수도꼭지도,
아무 때나 콸콸 쏟아지는 수도꼭지도 망가진 건 똑같다.
중요한 건 분노의 방식과 정도의 문제인데,
해안에 다른 나라 어선 한 척이 넘어왔다고
미사일을 쏠 수는 없다.
지성인인 우리는 상대에게 신호를 주고,
그럼에도 침범이 계속될 때 ‘진돗개 셋’을 발령해야 한다.
<나만의 분노 조절 장치를 만들 것>

알고 보면 누구나 말 못 할 이야기를 품고,
조금씩 마음의 병을 앓고 있으며,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아무도 없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상처 입은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상처받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혼자만의 불행이 아니라는 위안과 안도를 넘어,
서로에 대한 연민을 갖자.
사실은 다들 나만큼 자신의 마음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으며,
사실은 다들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
그 사실이 우리가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
<다 같은 중생 아니겠습니까>

관계에 대한 자신이 사라지고 나서야 상대의 마음을 더 주의 깊게 물을 수 있었고, 내 행동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었고, 상대에게도 조금 더 관대할 수 있었다. 나는 관계에 대한 자신을 되찾는 대신 자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려면 그 불완전함을 안고 살아가기 위해 균형을 찾아야 했다. 나와 관계 사이의 균형, 신뢰와 불신 사이의 균형, 경계와 허용치 사이의 균형, 혼자의 외로움과 관계의 괴로움 사이의 균형. 수많은 순간에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찾기 위하여 조금 더 유연해지고, 조금 더 단단해져야 했다. 이건 관계에 관한 책이자, 균형에 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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