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회사 이름이나 제품명이 아닙니다.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그대로 녹아 있는 정수와도 같죠. 그래서 브랜딩은 회사의 이름이나 제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격변하는 세상과 그로 인한 고민 속에서도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과정을 뜻합니다.
하나의 채널을 가지고도 다양한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에 맞는지가 중요합니다. 브랜딩이라고 해서 특별한 ‘다른 업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하고 있던 일들을 ‘우리의 색깔’에 맞게 바꾸는 것이죠.
회의의 맹점은 자칫 회의실 안에서 나온 의견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딩을 진행할 때는 외부 데이터와 실제 소비자의 리뷰, 댓글, 반응들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내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산자 마인드에 갇히게 되고, 소비자의 이야기만 들으면 트렌드에 끌려다닐 수 있습니다.
제3자는 우리가 보기 힘든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사업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지점이죠. 때문에 제3자의 의견을 듣고 컨설팅을 받거나 조언을 구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모든 제3자가 객관적이고 올바른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주관이 들어가고, 성실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할지 분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리브랜딩에는 기존의 브랜드의 맥락을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이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진행되므로 좀 더 즉각적이고 일시적으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초기 브랜딩에 비해 훨씬 다이내믹하죠.
“브랜드를 다루는 사람에게 필요한 가장 첫 번째 조건이 무엇입니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그 브랜드의 덕후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브랜드 실무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필터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콘셉트에 맞게 일, 콘텐츠, 시스템, 직급, 행위, 사무실 분위기 등을 바꿔나가는 것이죠. 달리 얘기하면 브랜드 콘셉트에 맞지 않는 것들을 쳐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브랜드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거절과 반려’와 친해져야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언어를 주로 쓰는지 파악하고 그 언어에 맞게 업무를 번역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아이디어의 기발함이나 수치상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도 전에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막힌다면 정말 억울할 거예요.
캐릭터는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동시에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의 의지만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들의 감정만을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만들기는 했으나 캐릭터는 우리가 구축한 세계에서 독자적인 영혼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리텐션을 다룰 때는 정확히 어떤 경험 때문에 고객이 재방문했는지, 돌아온 고객이 무엇을 사갔는지 관찰합니다. 리텐션은 우리 브랜드의 강점을 소비자가 직접 말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너희의 이런 부분이 좋아서 내가 다시 찾아온 거야”라고 말이죠.
일치된 언어의 힘은 비단 브랜드 구성원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소비자가 우리의 언어에 중독될 수 있도록, 어떤 문구 하나만 봐도 ‘○○○스럽다’는 느낌이 들도록 우리만의 언어 체계를 만들어봅시다.
페이스북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인스타그램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이 왜 인스타그램을 찾아가는 건지는 간과합니다. 채널의 특성을 심도 있게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합니다.
'물성’과 ‘경험’은 온라인에서는 채울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강력한 힘입니다. 그 힘이 오프라인 매장이 죽지 않는 이유이고요. 다만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으려면 많은 고민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채용 과정을 경험한 사람들은 단순히 물품 구매를 위해 들어온 사람들보다 우리 브랜드에 더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지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팬으로 남을 수도 있고, 안티로 돌아설 수도 있죠.
브랜드 굿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 역시 맥락입니다. 사람들은 아무 물건이나 가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원하죠. 나아가 그 이상으로 가치 있는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우리의 굿즈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요?
이 책을 추천한 크리에이터
이 책을 추천한 포스트
지금 브랜딩이 필요하다면 | '어느 날 대표님이 우리도 브랜딩 좀 해보자고 말했다'
책 제목이 재밌네요. '어느 날 대표님이 우리도 브랜딩 좀 해보자고 말했다' 입니다. 추상적인 브랜딩이 아니라, 브랜딩 실무를 알려주는 책인데요. 지난 번에 이어 ...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0) | 2020.08.23 |
---|---|
뭘 해도 잘되는 사람들의 55가지 습관 - 마츠우라 에이코 (0) | 2020.08.23 |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 사이토 다카시(Saito Takashi) (0) | 2020.08.23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 콜린스(Jim Collins) (0) | 2020.08.23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정민 (0) | 2020.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