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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몬태그가 위태위태하게 낡은 사다리를 타고 다락방을 오르는데 위에서 책들이 분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제기랄! 어째 이 모양이람. 경찰이 먼저 와서 범법자의 입을 테이프로 막고 온몸을 묶어서는 그들의 번쩍거리는 딱정벌레 차에다 태워 데려간다. 따라서 방화수가 도착했을 때는 빈 집만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다치게 하지는 않는다. 오직 물건만, 즉 책들만 처리할 뿐이다. 물건들이야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니까 다치건 말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물건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하지도 않는다. 저 늙은 여자처럼 비명을 지르거나 반항을 하거나 해서 나중에 양심을 괴롭히는 일도 없다. 그저 단순히 청소하는 일일 뿐이다. 따지고 보면 관리인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맞게 깔끔히 정돈이 되어야 한다. 자, 빨리 등유를 붓자! 점화기를 어서 당기자! - 본문 65~66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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