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우리는 이 짧은 글이 그들의 예술을 떠올릴 수 있는 비망록이 되고, 그들의 예술을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그 탐구를 돕는 출발점으로 쓰이기를 바란다. 나아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여성들의 예술을 더 읽고, 더 보고, 더 나누게 되기를 희망한다. 예술계가 모든 기관을 가로질러 드디어 평등에 도달하고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에 나오는 이름이 수많은 남성 예술가만큼 알려지며 작품 제작자의 성별을 물을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우리는 독자들이 위대함에 대한 좁고 편협한 정의를 떨쳐 보내는 한편 잊히거나 간과되거나 과소평가되어 온 이 책 속 예술가들의 위대함을 인정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도울 것이다. - 들어가기 전에
사회주의자이자 종교적으로 독실한 가족의 품에서 자란 케테 콜비츠는 열두 살 때부터 노동계층 환경에서 마주하는 선원들과 농부들을 스케치하면서 드로잉을 연습했다. 나중에 더 나은 예술 공부를 위해 시골인 프로이센주를 떠나 베를린의 여성예술가협회 아카데미로 향했다. 그녀가 1879년에 제작한 획기적인 판화 연작 <방직공들의 저항>은 비록 황제의 미움을 사긴 했지만 베를린 예술계를 감명시켰고, 작품 전시 의뢰가 쏟아지면서 국제적 인기를 얻었다. 1919년에는 여성 최초로 프러시아 미술 아카데미 회원으로 뽑혔다. 하지만 1933년에는 국가사회주의자들이 그녀를 자리에서 끌어내렸고, 1943년에는 베를린 공습으로 작품 상당수가 소실되었다. 소외되거나 학대받고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고통은 콜비츠가 작품 활동 내내 다루던 주제였으며, 기독교 예술의 피에타를 재해석한 위의 작품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1903년 당시 일곱 살이었던 페터와 자신을 모델로 삼아 그린 삭막한 자화상이며, 나중에 페터는 1차 세계 대전 초기 작전에서 죽임을 당한다. 위의 에칭 작품과 이 이미지를 본떠 제작한 그녀의 조각작품은 독일의 집단적 슬픔을 나타내는 심오한 상징이 되었다. - 케테 콜비츠
예술사의 토대를 형성한 조르조 바사리의 저서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1550) 1권에는 여성 예술가 단 한 명이 등장하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프로페르치아 데 로시다. 그 시대 여성들은 보통 예술가 아버지의 조수 역할을 하며 그림을 배우곤 했지만, 데 로시는 예술과 거리가 먼 집안에서 태어나 혼자 힘으로 장애물을 극복했다. 데 로시는 복숭아나 다른 과일들을 묘사한 조그마한 석조 작업으로 가장 유명하며, 바사리에 의하면 그 조각들은 “바라보기에 경탄스러웠다”고 한다. 또한 바사리는 “작품의 섬세함은 물론이며 그 조그마한 입상들의 활기가 경탄을 자아낸다”라고 말했다. 데 로시는 나중에 대리석을 이용했다. 오늘날까지 온전히 전해지는 몇 점 안 되는 그녀의 조각들 중 하나인 위의 부조 작품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는 원래 볼로냐에 있는 산 페트로니오 성당의 외벽을 장식할 용도로 의뢰받아 제작된 작품이다. 이 석조판(혹은 액자)은 주인의 아내가 유혹하자 그 자리에서 달아나는 요셉의 모습을 그린다. 데 로시는 젊은 남자에게 거절당했던 과거가 있었고, 바사리는 이 작품에 묘사된 종교적 설화가 그녀 자신의 경험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화끈한 성격이었던 데 로시는 재판소에 두 번이나 등장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웃의 정원을 훼손했고, 두 번째에는 다른 예술가를 폭행했다고 한다. - 프로페르치아 데 로시
예술계가 모든 기관을 가로질러 드디어 평등에 도달하고<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에 나오는 이름이 수많은 남성 예술가만큼 알려지며 작품 제작자의 성별을 물을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우리는 독자들이 위대함에 대한 좁고 편협한 정의를 떨쳐 보내는 한편 잊히거나 간과되거나 과소평가되어 온 이 책 속 예술가들의 위대함을 인정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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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를 보장합니다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feat.을유문화사 홍보)
국밥처럼 든든한 책 편집: 눈사람 *이 영상은 을유문화사의 제작지원금을 받은 광고 영상입니다. #위대한여성예술가들 #을유문화사 #파이돈편집부 --- ✓ 매주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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