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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내가 책을 읽는 이유 - 기시미 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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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

기시미 이치로

책 읽으러 가기

책속에서

나는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즐길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산다는 것도 원래 즐거운 법 아닌가. 뭔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산다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행복이다. 독서도 그렇다. 그저 즐겁게 읽으면 그것이 행복한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그때까지 갖고 있던 가치관과 사는 모습을 되돌아보고 음미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점은 삶의 방식 그 자체를 보여준다.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면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 ‘어떻게 읽는지를 보면 삶의 방식이 보인다’ 중에서

책도 어떤 목적을 위해서만 읽게 되면 재미가 없어진다. 물론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교과서를 열독해야 할 때도 있지만, 독서는 그저 지식을 얻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논문을 쓰거나 시험을 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면, 천천히 읽을 수도 있고 도중에 책을 던져버리거나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을 메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근이나 출장을 위해 이동하는 것이라면 목적지까지 반드시 가야 하지만, 여행이라면 꼭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아도 된다. 도중에 쉬어갈 수도 있고, 이만 여행을 끝내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재미가 없으면 도중에 그만 읽어도 된다. 제대로 된 책이라면 그렇게 하더라도 독자에게 무언가를
남길 것이다.

- ‘재미가 없으면 그만 읽어도 된다’ 중에서

아이나 학생의 경우, 처음에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필독서 리스트를 참고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리스트에 오른 책들은 대개 잘 만든 책이라서 좋은 책이기는 하나 재미가 없는 것도 많다. 재미없는 책이 별로라는 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책을 읽는 재미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스스로 책의 가치를 판별할 수 있도록 나쁜 책을 읽혀서는 안 된다는 둥 부모가 나서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 ‘책 고르는 힘을 기르려면’ 중에서

나는 끊임없이 동시에 여러 책을 읽는다. 많을 때는 열 권의 책을 읽는다. 동시에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해서 혼란스럽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한 권만 읽으면 진이 빠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읽던 책을 덮고 다른 책을 읽으면 기분이 전환되어 계속 읽을 수가 있다.
책을 읽는 데 끈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외려 이상하다고도 할 수 있다. 교과서를 자꾸 들여다보며 공부해야 하는 때에 피곤하다고 해서 교과서를 덮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지만, 즐거움을 위한 독서라면 피곤해졌을 때 거기서 바로 책을 덮어도 된다. 이럴 때 동시에 여러 권을 읽으면 다른 책으로 간단히 넘어갈 수 있다.

-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면 좋은 점’ 중에서

요새 김연수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아직 한국어 실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읽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몇 줄만 읽어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그에 관해 한국인 선생님과 의견을 나눈다.
문제는 재미있지만 읽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려 일에 지장이 생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을 뒷전으로 미룰 만큼 언제까지고 재미있게 읽고 싶은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김연수 작가의 책은 너무 재미있어서 읽는 걸 중단해도 그대로 두 번 다시 책을 펴지 않는, 그런 일은 결코 없다. 시험 전날에 공부는 제쳐놓고 소설을 읽는 심정과 아주 비슷하다.

- ‘재미있는 부분에서 멈춰야 계속 읽게 된다’ 중에서

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 이후로 한국에서 열리는 강연에 자주 초빙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선생님과 한국어 책을 읽을 때 종종 잘못 읽는 이유는 한국어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생각하는 힘이 부족해서였다. 적힌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문법 지식은 나중에 기르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 ‘사고 훈련법으로서의 외국어’ 중에서

천천히 읽으면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언제 다시 만날지를 생각하지 않듯이, 책을 읽을 때도 그 순간순간 읽는 책에 관해서만 생각한다. 앞으로 몇 권 더 읽을 수 있을지는 큰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천천히 읽으면 앞만 보고 질주하듯이 읽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인다. 인생을 살 때도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헤아리지 않는다면 인생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당장에 생활 방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지만 독서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 ‘맺음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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