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나는 마치 그렇게 말하고 싶은 듯이, 어떻게든 상대를 안심시키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람처럼 말했다. 당신에게 완벽하게 무해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듯이.
그날, 나는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며 그런 생각들을 했다. 이제 쉰을 앞둔 내 인생에는 뭔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나는 이제껏 한 번도 해본 적 없으나 바로 지금 해야만 하는 그 일을 하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한없이 관대해지는 것.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일이, 이 작은 사고 하나가, 앞으로 나의 삶에 얼마나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키게 될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마음을 내가 알 수 있다면 인생의 많은 문제들이 지금보단 수월하게 해결될 텐데.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말, 이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이 수백 수천이 있어도, 그래서 내가 이 지구 위에서 숨쉬며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 중 그저 하나의 개체일 뿐이라 해도, 그런 평범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담담함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화단이 그저 평범한 꽃들로 채워진다 해도, 남들 것만큼 화려하지 않아도, 그게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라면 족한 마음.
그게 더 중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내 안의 또다른 나와 잘 지내는 일이
나는 왜 그리 어려웠을까.
우리는 결코 잃을 수 없는 내 편이 하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종종 잊은 채로 살아간다.
우리는 모두 내 안에 또다른 나를 하나씩 갖고 있다. 그게 여럿인 사람도 있다지만 대체로 하나씩 더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그리하여 내 안의 또다른 나와 평생을 싸우고 대화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지고 볶으면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일 수 없으며 그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된다.
기억에 남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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