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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총과 도넛 - 최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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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도넛

최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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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경찰관이 이 글을 읽는다면 지금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한국경찰의 자치가 어떤 길을 택할지 미국경찰을 통해 영감을 얻기 바라고, 일반독자라면 미국경찰의 시스템과 생활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머리말: 자치로 나아가는 한국경찰의 길

미국은 전국 1만 7,985개 경찰서 각각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경찰관 수는 50개 주에 50개 주경찰이 6만 명의 경찰관을 고용하고 있고, 3,083개 보안관사무실에서 부보안관(deputy) 18만 명, 1만 2,501개 기초자치단체 경찰서에서 경찰관 46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이 다 다른 제복을 입고 다른 경찰마크를 단 순찰차를 타고 각각의 경찰서장에게 지휘를 받는다.

PART 1. 너무 다른 경찰

2017년 5월 미네소타주 포레스트레이크도 시의회 투표를 통해 관할인구 2만 명에 23명이 근무하는 경찰서를 해산하고 소속된 워싱턴카운티의 보안관에 치안을 맡기자고 결정했다. 경찰노조와 3년 기한 협상안이 부결되자 경찰서를 아예 폐쇄하고 보안관에 치안을 넘기자는 것이었다. 당시 경찰서 폐쇄를 가결하는 시의회 결정이 발표되자 제복 입은 경찰관이 눈물을 흘리고 이런 경찰관을 부둥켜안고 위로하는 주민의 모습이 TV로 방영되기도 했다.

PART 2. 우리 동네는 누가 지킬까

커뮤니티센터 경찰간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경찰이 지역에 대형 스포츠몰이 설치되면서 생기는 변화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주민들은 교통정체와 늘어나는 차량통행에 대한 대처로 안전시설물 설치, 야간순찰활동 강화를 얘기했고, 시청의 해당 부서와 경찰서의 답변이 이어졌다. 국가경찰제에서의 경찰과 주민, 자치단체 간의 유기적인 소통이나 협력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합행정이 이루어지는 모습이었다.

PART 2. 우리 동네는 누가 지킬까

한국의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갖고 있어서 직접 수사도 많이 하고,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다 보니 경찰과의 관계도 파트너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검찰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검사장은 선출직이다 보니, 경찰노조를 중심으로 투표 때 특정 검사장의 선출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진 경찰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실제 현장에서 기소를 하고 법정에서 피고인 측과 싸워 재판도 이겨야 하는 검사들은 경찰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인원이 많아 목소리가 큰 경찰에게 당하는 인상을 많이 준다.

PART 3. 경찰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지금은 대다수의 경찰서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경찰관에게 48시간의 유급휴가를 주지만, 예전에는 많은 경찰관이 총격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최고조인 상태에서 오랜 시간 각종 조사나 인터뷰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후유증이 생겨도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며 직장을 조용히 떠나거나 다양한 스캔들을 일으키며 상습적으로 징계를 받는 나쁜 경찰로 변하기도 했다. 터프가이 신드롬은 경찰관 당사자에게도 경찰관을 바라보는 시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총기사건에서는 모두가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PART 4. 총과 경찰

링컨우드경찰서의 경찰서장 연봉은 14만 2,000달러이고 순찰차출퇴근제는 없지만 경찰서장과 경찰부서장에게는 경찰마크가 없는 세단이 지급되어 출퇴근은 물론 비번 날에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경찰관이 많지 않아 경찰노조는 없는 대신 경찰관 대부분이 경찰공제조합에 노조가 아닌 경우회 형식으로 가입해 있다. 경찰관의 휴대권총은 개인이 구입한 것이 아니라 시정부에서 지급한 독일제 시그자우어이며 지역의 우호적인 분위기 덕분에 아직 경찰관의 활동을 촬영하고 증거로 남길 수 있는 바디카메라는 도입하지 않았다.

현장보고서: 내가 만난 경찰

기억에 남는 문구

자율성이 커지면 참여가 늘고 
참여를 통한 다양한 실험과 혁신이 가능해지며
참여를 경험한 시민은 강해지고
이로 인해 자연히 자치의 역량은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