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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어른의 문답법 - 피터 버고지언,제임스 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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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답법

피터 버고지언,제임스 린지

★철학, 논리학, 인식론에서 길어 올린 어른을 위한 대화법 강의
★『이기적 유전자』저자 리처드 도킨스 강력 추천

바야흐로 ‘갈등의 시대’다. 저녁 식탁에서, 온라인에서, 직장에서, 정치 현장에서 우리는 수많은 갈등을 마주한다. 나의 편견과 남의 편견이 만나면 생각의 접점이란 아예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렇게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대화’를 하게 될 때, 당신은 보통 어떻게 행동하는가? 이쯤에서 관두자며 포기하거나, 험한 말을 주고받거나, 상처 주는 말로 맺음 하거나, 더 이상 상종 못 할 사람이라며 관계를 끊어버리지는 않는지?
우리가 생각이 다른 상대와 속 시원하면서도 품격 있게 논쟁할 줄 모르는 이유는 바로, 제대로 된 토론 방법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다. 골 깊은 갈등을 온전한 대화로 직접 풀어나가는 노하우가 우리에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태로 ‘갈등의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 우리는 세대, 젠더, 빈부, 정치적 성향 등 예민한 주제 앞에서 되도록 말을 섞지 않고 피하면서, 온라인으로 숨어 들어가 어른답지 못한 말들을 내뱉는다.
이처럼 ‘대화의 단절과 부재’ 상황을 타파하고자 철학 교수와 수학 박사가 나섰다. 개인의 증오와 혐오 문제가 점점 사회 문제로 비화하는 양상을 지켜보며 ‘성숙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하기 위한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무조건 한쪽의 생각대로 밀어붙이기보다 둘 사이의 간격을 좁혀 새로운 하나의 합의점을 찾아내는 36가지 길을 논리학, 인식론, 수학, 심리학을 바탕으로 우리 앞에 논리정연하게 펼쳐놓는다.
사회적인 담론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타인과 부대끼며 끊임없는 다름을 겪는 우리에게 ‘균형 잡힌 화법으로 품위 있게 문답하는 법’은 가능할 뿐 아니라,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타인과 나아가서는 정치적, 이념적인 적과도 대화를 할 수 있어야만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논쟁의 달인이 이 모든 불통의 상황을 어떻게 타파하고 합의를 끌어내며 대립을 치유하는지 들여다보자. 이제 진짜 ‘어른의 대화’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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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녁식탁에서 가족과 의견이 다를 때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태로 소셜미디어에서 모르는 사람과 격론에 휘말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논쟁이 될 만한 대화를 아예 피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그것도 한 방법이고, 때에 따라서는 그게 정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대화, 즉 ‘말이 안 통할 것 같은’ 대화라고 해서 피하는 게 능사일 수는 없다. 우리는 그런 대화에 임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선善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있다. 그러나 상황의 전모를 보지 못해 올바른 결론에 이르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는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무지하거나, 제정신이 아니거나 혹은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마음을 버리고, 이런 마음을 가져보자. 상대방은 문제를 나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을 뿐이다.

도덕성과 정체성에 기반한 프레임 바꾸기에 관해서는 뒤에서 다시 논하겠지만, 프레임을 바꾸는 데 유용한 방법 하나는 공통의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이다. 공통의 정체성은 이를테면 ‘국민’, 더 나아가면 ‘인간’ 같은 것으로, ‘상위 정체성’이라고도 한다. 그런 단어를 언급하기만 해도 대화의 프레임을 공통점 구도로 바꿀 수 있다.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반증 조건을 내거는 경우는 얼핏 반증 가능한 믿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실과 근거를 바탕으로 한 믿음이 아니라 도덕적 동기에 따른 믿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런 상대방과 대화할 때 다루어야 할 주제는 무엇일까?

내가 쓰지 않는 도덕적 어휘를 익혀서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게 된다면, 도무지 메울 수 없을 것 같은 도덕적 간극도 메울 수 있다. 여느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수어’ 또는 ‘진보어’를 구사하거나 타 종교의 풍부한 상징을 이해하려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원어민’과의 대화 연습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 환경의 험악한 대화 분위기는 소셜미디어 피드가 지속적으로 역화 효과를 일으키는 데서 기인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다. 역화 효과는 자기가 가진 신념과 상충하는 근거에 의해 신념이 오히려 더 강해지는 역설적 현상을 가리킨다. 그 원리는 이렇다. 피드를 보다 보면 터무니없는 게시글을 계속 접할 수밖에 없고, 그때마다 그런 견해에 충격받아 더 큰 반감을 갖는 역화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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