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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마음 다루기 수업 -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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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루기 수업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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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마음이 지금 한겨울 한파를 지나고 있더라도 마음을 편안히 가지도록 노력해보세요. 그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견뎌내고 매서운 찬바람이 누그러지는 시절이 오면, 꽃이 피고 달콤한 열매가 열릴 것입니다.
중국의 한 선사는 이런 가르침을 남기셨습니다. “한겨울 찬바람이 한번 뼛속에 사무치지 않았다면, 어찌 매화 향기가 코끝을 찌르겠는가?”

생각의 물리적 무게는 0그램이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생각의 무게는 엄청날 때가 많지요. 특히 고민거리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또는 어떤 일로 불안할 때면, 생각의 무게는 긴 밤을 잠 못 이루게 하고 식욕을 사라지게 만들 정도로 육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괴로운 생각들이 주요 구성 요소인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할 정도로 우리 마음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이런 괴롭고 불편한 생각을 멈추면 당연히 평화와 행복을 느낄 것입니다. 이런 괴로운 생각뿐 아니라 중립적이거나 즐거운 생각들도 평소에는 그 무게를 잘 느낄 수 없지만, 명상을 통해 이런 생각들을 잠시 멈추고 그 자리에서 고요와 행복이 솟아나면, 이런 생각들조차 자신을 얼마나 무겁게 누르는 짐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마음속에 이런저런 걱정이나 슬픔, 분노 등이 생겨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몹시 심각해지고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그런 감정이나 고민들을 마음에서 꺼내 눈앞에 놓아보세요. 그러면 뭐가 보이나요? 물론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실체도 없는 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이나 고민들은 신기루처럼 실체가 없습니다.

몸과 마음과 세상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통제 불가능한 것을 통제하려는 데서 많은 고통이 생깁니다. 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몸과 마음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나 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가르치신 ‘무아(無我)’의 핵심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하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여러 조건들에 따라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임을 이해하고, 통제하려는 집착을 버려보세요.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나의 문제가 됩니다.
문제를 소유하지 마십시오.
안락한 방에 앉아 눈보라 치는 풍경을 창문으로 지켜보듯
자신의 마음을 지켜보십시오.
소유하지 않으면
슬픔도 고통도 번민도 스트레스도
모두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고요히 하며 시간을 갖습니다. 가능하다면 명상을 통해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혀보세요. 이런 시간을 반복해서 가집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수평선에서 순간적으로 해가 솟아오르듯, 고요한 마음에서 직관적인 결론이 번뜩 떠오릅니다. 지혜는 복잡한 사유가 아니라 고요한 마음에서 생깁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 양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남은 늙음과 죽음을 담고 있고, 만남은 헤어짐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행복은 이별의 아픔과 단짝이고, 성취의 만족감은 실패의 좌절감과 동행합니다. 이런 밝음과 어둠의 양면을 이해해야 우리 삶이 훨씬 평온해집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은 한발 떨어져서 보면 좋습니다. 슬픔, 분노, 무력감, 자책감 등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이나 생각이 일어날 때는 롱 숏으로 보듯 이들을 지켜보세요. 그러면 이런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이 자신과 분리되면서 작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면 그런 괴로움들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은 마음의 눈으로 클로즈업시켜 보세요. 자비, 만족감, 자신의 장점, 생기발랄함 등 행복을 일으키는 것들은 마음의 눈을 최대한 가까이 대고 지켜보세요. 그러면 이런 감정이나 생각들이 점점 커져 여러분에게 더 큰 행복감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깨닫지 못한 이들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티끌들로 눈이 가려져, 우리 몸과 마음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견해와 관점을 왜곡하여 고통스러운 것을 즐거운 것으로, 일시적인 것을 영원한 것으로,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왜곡과 착각은 삶에 갖가지 문제와 고통을 가져옵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욕심이나 성냄으로 마음이 오염된 상태에 익숙하다보면 별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잠시라도 오염된 마음에서 벗어나 고요와 평화를 경험해보면, 이전에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었고 괴로웠는지를 알게 되지요.

호흡을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이곳을 방문하다보면 뜨거운 햇살에 아침 이슬이 증발하듯 모든 문제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호흡에서 안심하고 머물며 생기는 고요와 평화, 그리고 기쁨이 마음의 상처들을 치유할 것입니다. 또한 마음에 생겨난 고요와 평화 속에서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솟아날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버리면 현재 이 순간이 드러납니다. 그러면 혼란은 사라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점점 깨어납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과거와 미래에 관한 생각들을 버리는 명상의 기초를 꾸준히 닦아나가보세요. 그러면 과거와 미래와 관련된 많은 장애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명상을 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잠깐 짬이 날 때마다 명상을 해보세요. 오 분이든 일 분이든 아니면 삼십 초든 십 초든, 시간의 길이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짧은 시간만 허락되더라도 바로 명상을 시작해보세요. 이런 명상의 시간들이 쌓여 탐진치(貪瞋癡,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열반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번뇌들로 삼독三毒이라 한다)의 단단한 바위를 뚫습니다. 길게 멀리 보지 말고 바로 이 순간에만 명상해보세요. 지금 이 순간 말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내는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인내입니다. 입으로 말을 뱉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고 오히려 호흡과 같은 대상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침묵하며 듣는 것입니다.

명상할 때 어떤 생각은 꼭 필요한 생각처럼 느껴지고, 어떤 생각은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명상할 때 일어나는 거의 모든 생각은 무의미하고, 우리의 고요한 마음을 흔들 뿐입니다.
생각보다 마음의 고요를 더 소중히 여겨보세요. 그래서 고요한 마음이 생각보다 얼마나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를 경험해보세요.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하는 것이고, 지금 이 순간들이 모여서 우리의 삶을 만드는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마십시오. 현재 이 순간에 온 마음을 던져보세요. 이것이 자신의 명상에도, 자신의 삶에도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길입니다.

명상을 통한 변화는 생각이 사라진 짧은 고요, 강렬하지 않은 섬세한 희열과 행복처럼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수행자들은 명상에서 생기는 작고 여린 고요와 희열, 그리고 행복을 소중히 여기고 섬세하게 음미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이런 것들이 세상의 다른 일을 해서는 경험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맛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가게 됩니다. 명상을 통한 놓아버림을 통해 맛보게 되는 경험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때로는 명상을 할 때 ‘원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이것도 원하지 말고 저것도 원하지 말고, 아무것도 원하지 마세요. 몸과 마음이 긴장되어도 긴장이 사라지기를 원하지 말고, 마음이 평화롭지 않아도 평화를 원하지 말고, 호흡이 거칠어도 부드러워지기를 원하지 말고, 시간이 빨리 지나가지 않아도 빨리 지나가길 원하지 말아보세요. 명상할 때 아무것도 원하지 마세요. 모든 원함을 버리고 언제나 만족해보세요.

과거에 했던 일 때문에 후회하지 마십시오. 미래에 예상되는 일 때문에 쓸데없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과거에 대한 후회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도 단지 환영일 뿐입니다. 환영은 그것이 환영인 줄 알면 사라집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환영을 실재한다고 착각하며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시간의 낭비일 뿐 아니라 고통의 원인입니다.

기억에 남는 문구

지혜와 지식은 다릅니다.
지식은 생각을 일으키지만,
지혜는 생각을 멈춥니다.
지식은 집착하게 만들지만,
지혜는 놓아버리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