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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조지 스마일리 씨는 빗속을 달려가는 일은 잘 하지 못할 사람이다. 그것도 한밤중에는 더더욱 말이다. 그는 어린 빌 로치가 나중에 크면 그렇게 될 법한 예고편 인물이었다. 키가 작고 땅딸막한 데다 중년의 신사인 그는 외관으로 보아 큰 상속 재산은 있을 것 같지 않은, 영락없는 런던 무지렁이였다.
다리는 짧아서 걸음걸이는 전혀 민첩하지 못했고 옷은 비록 값비싼 것이지만 몸에 잘 맞지 않았으며 게다가 비에 푹 젖어 있었다. 약간 홀아비 냄새를 풍기는 그의 외투는 습기를 잘 흡수하도록 디자인된 검은색 느슨한 천으로 만든 것이었다. 소매는 너무 길거나 아니면 그의 팔이 너무 짧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로치가 비옷을 입을 때 그렇듯이 외투 소매가 그의 손가락을 다 가리고 있었다.
그는 나름대로 멋을 부린다며 모자를 쓰지 않았다. 모자를 쓰면 자기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맞는 생각이었다. 그를 가리켜 '보온용 삶은 달걀 덮개 같은 사람'이라고 그의 아름다운 아내는 말했다. 그것은 그녀가 그를 버리고 가출하기 얼마 전에 한 말이었는데, 그런 비판은 늘 그렇듯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기억에 남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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