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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 안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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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안시준

평범한 대학생이던 저자가 ‘여행은 다양한 세상을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국내외 여행을 하며 경험한 것들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여행을 통해 꿈을 찾은 그가 한국에 돌아온 후 취업 대신 자본금 3만 원으로 사회적 혁신 기업인 한국갭이어를 창업하게 된 과정도 들려준다. 그리고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4단계에 걸친 ‘셀프 갭이어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서 해결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행에서 갭이어를 발견하고 이를 국내에서 문화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가 쓴 이 책은 취업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달려온 청춘들에게 인생에는 다양한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어딘지 모르고 그냥 남들이 가는대로 따라가는 것에서 잠시 멈춰 서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한 발짝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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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갭이어 문화를 만드는 일을 내 삶의 목표로 삼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여행이다. 스무 살에 떠난 무전여행은 내 삶을 바꾸어놓았다. 그때 내 여행 준비물은 옷, 물병, 소금, 지도 한 장이 전부였다. (…) 여행을 하면서 매순간 잠자리, 먹을거리를 걱정해야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세상 사람들과 함께 부대낄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었다. 그렇게 사람들 속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다양한 세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남들과는 다른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세상을 생생하게 느껴 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는지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무전여행을 시작하기 전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한 번 재워준 곳에 또 가서 잠자지 말기. 둘째, 한 번 얻어먹은 집 가지 말기. 셋째, 먹을 걸 얻어먹었거나 잠자리를 제공받은 집에선 그 대가로 반드시 일해주기. 세 가지 규칙을 보란 듯이 지켰을 때 오는 성취감은 짜릿했다.

여행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통해 나는 다양한 삶을 보았다. 어떻게든 살아지겠구나 하는 편안함도 생겼다. 성공을 향해 돌진하라며 채찍질하는 대신 평온하게 자신의 미래를 탐색하는 시간을 주면 훨씬 더 좋겠다 싶었다. 여행은 나 자신을 직면하게 함으로써 부족한 점을 바라보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제법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긍심도 느끼게 해주었다.

세계 여행이라는 목표가 생기자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비상금 200만 원을 챙겼다. 돈 없이 해외에서 지낸다는 건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너무 힘든 상황, 내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돈이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일을 구하려 해도 구해지지 않고, 마음 편하게 여행을 할 수도 없거니와 잠도 못 자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돈을 쓰고, 어쩔 수 없다면 그때는 돌아오자고 생각했다. 다른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처음 왔을 땐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듯 떠났던 캐나다였지만 두 번째는 이집 저집에서 골라 잘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캐나다에 두 번째 발을 디뎠을 때 적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 곁에 누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엄청나게 힘이 되는 일이다. 또 한 가지, 돈을 벌 수 있는 수입원을 제대로 찾은 덕분이었다. 밴쿠버에서는 일을 구하는 것도, 물건을 사고파는 것도 녹록치 않았다. 사기를 당한 경험 덕분에 게스트 하우스로 눈을 돌렸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실감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에콰도르를 떠나 칠레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제발 이제는 무사히 여행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간절히 빌었다. 정말로 더 이상 위험한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기도를 끝내자 이상하게 평온한 마음이 들었다. 긴장했던 마음도 느슨해졌다. 솔직히 버스 사고, 납치, 강도, 사기, 협박까지 당했는데 무슨 일이 더 생기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인생은 예측불허, 그래서 생은 의미를 갖는다고 했던가. 페루에서 나는 이 모든 걸 압도하는 사건을 만나고 말았다.

여행이 준 가장 중요한 선물이라면 나는 딱 하나를 손꼽는다. 그건 ‘삶’이다.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갭이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게 되었다. 유럽 여행 중에 하고 싶었던 것, 사고 싶었던 것, 갖고 싶었던 것 모두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외국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설득하고 협의를 끌어낼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동안 여행을 했던 것도 나만의 갭이어였음을 깨닫게 됐다. 갭이어라는 개념조차 모르고 용기 하나만 갖고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고 진로를 선택했다. 꿈과 이상만 쫓는 게 아니라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낼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 모든 시간이 갭이어였던 것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

몸이 자라면 새 옷으로 바꿔 입듯,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시간, 환경, 그리고 용기다.
여러분이 삶의 변화를 꿈꾼다면
자신에게 ‘시간, 환경, 용기’를 선물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