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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양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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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양창순

정신과 전문의이자 최고의 인간관계 전문가 양창순 박사가 쓴 사랑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까칠한 연애 심리학 책. 인간관계 심리학 최고의 베스트셀러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로 독자들에게 큰 호응과 사랑을 받았던 저자가 이번에는 ‘둘만의 관계’ 즉, 사랑에 대한 조언을 담아냈다.

인간관계의 절정은 결국 ‘사랑’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증명을 바라곤 한다. 또한 양창순 박사의 말처럼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 성장해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이르고 또 때로는 사랑을 잃어버리면서 진정한 나와 마주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토록 중요한 ‘사랑’이 힘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왜일까?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는 궁극적으로 관계를 건강하게 맺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자존감이라 주장한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의 제목처럼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아야’ 한다. 사랑을 잃더라도 나 자신을 지켜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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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안다. 자신만 빼고 모두가 아무 문제없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은 마음의 허기가 느껴질 때, 더더욱 외로워진다는 사실을. 하지만 자신의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불안한 상태에서 단순히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삶에 동승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자신의 감정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의 감정을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너무 흔한 말이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다른 누군가 도 사랑할 수 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진짜 사랑은 그렇게 시작된다.

성실한 남자들 역시 ‘나쁜 여자’ 캐릭터에 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착하고 배려할 줄 알고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여자보다는 히스테리가 심하고 이기적이며 제멋대로인 여자한테 더 자주 반하곤 한다. 그런 어긋난 이끌림은 우리의 ‘그림자 본능’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서 그림자란 융의 정신의학 이론에 나오는 말로, 우리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어두운 본성을 의미한다. 성실하고 사회규범을 잘 지키는 남자일수록 내면에는 충동과 일탈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갈망, 즉 그림자 본능이 있기 마련이다.

거부당하고 버려지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오히려 연인을 난폭하게 지배하려고 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그중에서 가장 흔한 케이스가 사랑을 시험해보는 것이다.“나 얼마나 사랑해?”라고 묻는 귀여운 애교에서, 연인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는 것까지 모두 그런 시험에 포함된다. 대부분은 무의식적인 행동이므로 자신이 지금 연인을 시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설사 안다고 해도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까지 알지는 못한다.

흔히 부모가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이의 능력을 믿지 못하거나 떠날 것을 두려워해서다. 문제는 이러한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마음속에 무력감과 열등감을 심어준다는 데 있다. 물론 겉보기에는 순종적이고 성실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늘 억압된 두려움과 자신을 그렇게 만든 부모에 대한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 어른이 되어도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못하는 조그만 어린아이가 내면에 숨어 있는 탓이다.

우리가 상대방의 자율성을 지지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사사건건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일일이 지적당하고 간섭당하면서 행복할 사람은 없다. 특히 연인들 사이에서 독립과 자율성이 유지된다는 것은 두 사람의 사랑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건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또 상대방은 그런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사랑에 위기가 찾아오면 그들은 “저 사람은 나와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 도저히 융합할 수 없다”라고 한탄한다. 또한 그들은 상대방이 자기가 노력한 만큼 따라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사랑한다면 그럴 수가 없다는 말이다. 사람의 감정은 타고난 성격, 성장 과정의 여러 경험 등에 따라 영향을 받으므로 백 퍼센트 서로 일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 노력이야말로 헛수고요 망상일 뿐이다.

첫 번째는 상대방에게 그릇된 요구를 하는 것이다. 자기 멋대로 강요하고 무시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교묘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고 드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의존 욕구다. 생각해보라. 우리는 이 세 가지를 친구에게 하지 않는다. 진짜 우정을 나누는 친구한테는 그릇된 요구를 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 하거나 지나친 의존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친구가 될 수 없으면 진실한 연인이 되기도 어렵다는 등식이 성립한다.

이런 타입은 자기 연민이 강해서 스스로에게는 대단히 너그럽다. 하지만 자신에게 너그러운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는 냉혹하며 일방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한다. 또한 ‘남자는 좋은 직장을 다녀야 한다’ ‘남자는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여자는 날씬해야 한다’ ‘여자는 정숙해야 한다’ 등의 선입견이나 편견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틀에 상대방이 맞지 않으면 실망하고 화를 내며 끝없이 고치라고 요구한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요구사항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문제일 수밖에. 이런 타입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려면 한 가지 비결이 있다. 상대를 변화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라는 교훈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사랑이 어려운 이유는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의 욕구를 다 충족시키기를 바라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것에 성공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배려하고 타협하고 절충해가는 수밖에. 사랑에도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도와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네가 도와준다’가 진정한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특히 결혼은 실속을 챙기는 데 집착해서 조건만 보고 했다가는 나중에 몇 배로 괴로움을 겪는 수가 있다. 결혼은 어떤 의미에서 돌발 상황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중에는 상대의 조건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 또한 무수히 많다. 그러므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것인지 알아보는 게 진정한 결혼의 조건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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