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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 - 노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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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

노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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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친구들은 내가 마음 놓고 푹 쉴 수 있는 은신처일 뿐 아니라 제일 가까이에서 날 가르쳐주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누군가 내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친구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자식은 낳아서 잘 키워도 내 것이 아니다. 재산도 모았다가 써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친구는 남는다. 가장 든든한 곳에, 가장 가까운 곳에 말이다.

/ 58p‘고맙다 고마워’중에서

나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아이들의 자율에 맡기는 엄마였다. 어차피 하지 않을 공부면 내가 닦달한다고 해서 진심을 다해 할 것도 아닐 테고 내가 낳고 키울지라도 각각 개성을 가진 인격체인지라 분명 내 맘대로 안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 반드시 지키려 했던 원칙이 있었다. 아이들이 집에 올 시간에는 반드시 집에 있을 것,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는 한 방에서 나도 같이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 96p‘그저 곁에 있어만 주어도’중에서

어려울수록, 힘들수록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내 어머니 역시 슬픔을 나눠 가진 아주머니들이 아니었다면 홀로 그 고난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하는 것, 나누는 것. 그것이 고난과 불행의 몸집을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음을 그 아주머니들과 어머니는 아셨던 셈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어머니가 깨달았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을 보면, 분명 세월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일단 손부터 잡는다. 그 옛날 어머니가 아주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손부터 덥썩 잡았던 것처럼 나 역시 마음을 담아 손을 잡곤 한다. 고난을 나누기 위해.

/ 209p‘손 잡아드릴까’중에서

사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의 상당 부분은 젊은 시절, 말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는 했지만 가슴으로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것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이 ‘그러려니’도 그렇다. 사업을 처음 시작해서 눈에 안 차고 마음에 마뜩찮은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혼자 분을 삭였다 풀었다 할 때, 사업가 친구가 해준 말이 바로 이 ‘그러려니’였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남들에게 퍼주고 고된 시집살이에 고생하는 엄마가 안쓰러워 발을 구를 때 어머니가 하셨던 말도 이 ‘그러려니’였다. 되짚어보면 내가 보고 듣고 배웠던 사람들은 모두 이 ‘그러려니’를 마음 한구석에 잘 품고 살았고, 산 사람들이었다.

/ 254p‘그러려니, 다 그러려니’중에서

기억에 남는 문구

성격은 얼굴에서 나타나고
생활은 체형에서 나타나고
본심은 태도에서 나타나고
감정은 음성에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