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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생학교 - 시간 - 톰 체트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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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 시간

톰 체트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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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잘 살아남는 문제를 풀기 위해, 나는 서로 얽혀 있는 두 가지 의문의 답을 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첫째, 어떻게 하면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개인으로서’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둘째,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타인과 최대한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회가’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두 의문의 출발점은 같다. 둘 다 디지털 기기의 역사로부터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앞서 현재의 기술수준과 관련하여 꼭 짚어봐야 할 문제 한 가지를 살펴보려 한다. 바로, 우리가 생활 속에서 도구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그런 도구들에 ‘yes’의 수용적 태도만이 아니라 ‘no’라고 거부할 줄도 알아야 한다. 기술을 이용하는 동시에 의도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시간을 갖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 들어가는 글

이제 우리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주변 세상으로부터나 상호간에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연결된 상태wired state’와 ‘연결이 끊어진 상태unwired state’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둘 중 어느 한 방식을 비난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각 방식마다 생각과 행동에 대해 서로 다른 가능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각 방식이 우리가 사는 데 어떤 부분에서 더 유용할지 따져보는 편이 현명하다. 그리고 그 점을 자문해보는 습관을 들이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 또한 각 방식을 우리의 생활양식에 효과적으로 편입시킬 방법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 디지털 세상 속 우리의 시간, 어떻게 쓸 것인가?

내가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디지털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다. 나는 보통 하루에 문자 메시지를 두어 번 주고받고, 20~30통의 이메일을 읽거나 보내고, 트위터에 몇 차례 접속하고, 최소 2시간에서 많게는 12시간 동안 컴퓨터 스크린을 들여다보며 글을 읽거나 쓰기도 하고 온라인 접속을 하기도 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나와 같은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타이핑하고 보니 문득 의문이 하나 든다. 대체 그 2~12시간 동안 나는 대체 뭘 한 걸까? 대답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기사나 책을 봤다는 식의 대답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잘 모르겠다.
-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변화들

조지 클루니 감독의 정치영화 ‘킹메이커’ 중에는 대선 캠페인 팀의 두 팀원이 침실에서 사랑을 나눌 때 뉴스속보, 블랙베리폰 벨소리, 이메일이 자꾸 두 사람을 방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우리 시대에 대한 신랄한 개그이다. 그것도 유력한 정계인사들에게만 한정된 얘기가 아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그런 개그. 모든 디지털 업데이트가 그러하듯 수시로 들어오는 그 수많은 문자 메시지들은 우리 사정에 맞춰 시간과 장소를 가려주는 법이 없다. 조지 클루니 영화 속 정치가들처럼 어쩌면 우리는 우리 기계의 ‘필요’를 우리 자신의 필요보다 위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십대들의 친구관계, 공부, 여가생활에서 미디어 기술이 끼치는 영향은 엄청났지만, 정작 십대들이 가지고 있는 그에 대한 지식은 대다수의 어른들이 예상했던 수준보다도 한참 모자랐다. 미국의 국방부장관이던 도널드 럼스펠드의 길이 남을 명언을 빌어 말하자면, 십대들의 거의 모든 미디어 경험의 이면에는 ‘모르는 줄도 모르는 무지unknown unknowns’가 수두룩했다. 다시 말해, 십대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쓰고 제대로 살 수 있다

우리가 이용하는 그런 도구 속에 암호화된 의도와 제약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발전의 기회는 그만큼 적어지고 남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영국의 개방대학Open University에서 기술의 대중적 이해를 연구하는 존 노튼John Naughton 교수가 2011년 11월 〈옵저버〉 지 기사에서 밝혔다시피,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반드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있다. 당신이(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당신의 정체성이) 그 서비스의 상품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온라인에서도 공짜란 없다.
-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쓰고 제대로 살 수 있다

일명 언바운드 북스Unbound Books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한 모험을 예로 살펴보자. 이것은 작가들이 책을 읽는 대중에게 직접 자신들의 집필 구상을 이야기하는 플랫폼을 마련해주려는 새로운 시도로, 18세기의 예약출판 모델과 흡사한 착상이다. 즉, 언바운드 북스의 작가들은 자신이 내놓은 집필 구상에 감흥을 받아 지지를 약속한 독자가 특정 수에 이르게 되면, 책을 써서 펴낼 수 있게 된다.
책은 언바운드 북스에서 제작하여 직접 독자에게 보내준다. 이것은 미미한 예일 뿐이지만 그 상징성은 각별하다. 즉, 디지털 대중을 무질서한 군중으로 치부하고 마는 것이 아닌 뛰어난 능력이 있는 존재로 믿어주는 행위인 셈이다.
- 권위의 종말

9·11 테러 이후 잠시 견딜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리던 영국의 소설가 나오미 앨더만Naomi Alderman은 비디오 게임을 이용해 현실 세계에서 도피했다고 한다. 앨더만이 선택했던 게임은 디아블로 2였다. 데몬과 언데드 같은 몬스터들이 나오는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 영웅이 되어 모험을 펼치면서, 적들로 가득한 던전들을 정복하기 위해 친구들과 팀을 짤 수도 있는 게임. “네 시간을 디아블로 2에 빠져 있다 나왔을 때 휴가를 다녀온 기분이었다. 게임을 하는 동안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맨해튼에 감돌던 그 섬뜩한 공포의 이미지들도 말끔히 잊을 수 있었다. 그 게임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불안감이 들어설 공간도 없었다. 그 순간엔 그것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었다.”
- 오락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았나?

2011년 8월에 영국 전역으로 폭동이 퍼졌던 일이 있었다. 이 폭동 후, 두 명의 청년이 각자 페이스북을 이용해 노스위치 타운Northwich Town에서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4년형을 받았다. 두 청년 모두 그 결과로 일어난 폭력난동에 사실상 가담하지도 않았거니와, 물질적 피해를 야기하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두 사람이 ‘폭력사태가 퍼질 것이라는 소문으로 지역 사회에 공포와 혐오감’을 일으켰다고 했다. 묘하게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기도 하다.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거나 정보를 유포시키려 시도한 죄로 감옥에 갇히게 되는 그런 ‘선량한’ 반정부 시위자들이 연상되지 않는가?
- 정치가 삶의 일부로 녹아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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