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요령 있게 탐구하라
글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과문(科文)이 가장 어렵고, 이문(吏文)이 그 다음이다. 고문(古文)은 쉽다. 그러나 고문의 지름길을 통해 들어가는 사람은, 이문이나 과문은 따로 애쓰지 않아도 파죽지세와 같다. 과문을 통해 들어가는 사람은 벼슬하여 관리가 되어도 공문서 작성에서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 서문(序文)이나 기문(記文), 혹은 비명(碑銘)의 글을 지어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몇 글자 쓰지도 않아서 이미 추하고 졸렬한 형상이 다 드러나버린다. 이로 볼 때 과문이 정말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는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이다.
내가 예전에 아들 학연에게 과시(科詩)를 가르쳤었다. 먼저 한위의 고시부터 하나하나 모의하게 하고 나서 점차 소동파나 황산곡의 문로를 알게 했다. 그랬더니 수법이 점점 매끄리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에게 과시 한 수를 짓게 했더니, 첫 작품에서 이미 여러 선생의 칭찬을 받았다. 그 뒤로 남을 가르칠 때도 이 방법을 썼더니 학연과 같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 다산의 제생을 위해 준 말, 8-7
과문은 과거시럼장에서 통용되는 문장이다. 격률의 형식이 까다롭고, 전고를 많이 사용하므로 특별한 연습과 훈련이 없으면 쉽게 지을 수가 없다. 이문은 관리들이 행정적으로 필요한 문서에 쓰는 글이다. 체제가 엄격하고 전문용어가 많아 여기에 밝지 않으면 쓰기가 쉽지 않다. 고문은 옛 고전에서 쓰고 있는 보통의 문장이다.
(증략)과문을 잘 하려면 고문을 먼저 익혀라. 고문을 잘하면 과문과 이문은 저절로 된다. 하지만 과문만 잘하면 이문도 고문도 다 할 수가 없다. 과문은 과거시험 볼 때만 필요한 글이다. 하지만 고문은 죽을 때까지 계속 써야 하는 글이다. 이문은 직접 쓰지 않고 아전이나 서리를 시킬 수도 있다.
(중략)다신이 말하는 지름길이란 남들이 보기에는 돌아가는 길이다. 목표가 과문에 있는데, 과문은 버려두고 고문만 하라니 아무도 귀기울여 들을 사람이 없다. 하지만 결과로 보면 다산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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