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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마흔의 서재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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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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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꿈이 있다면, 마흔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파울볼이라고 실망하지 마라. 아직도 살아갈 날들은 많고, 인생의 기회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차를 마시고 글을 쓴다. 오후에는 오래 걷고 남은 시간에 책을 읽는다. 소박한 밥을 먹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 혼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침묵을 하면서 지낸다.

겨우내 굳게 닫혀 있던 서재의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더니 금쪽같은 햇볕이 서재 바닥에 환한 무늬를 찍는다. 읽던 책에서 눈을 떼고 그 환한 무늬에 오래 눈길을 준다.

당신의 서재는 당신 영혼의 품격과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서재의 책들은 당신에게 축적되어 당신만의 고전들이 생길 수 있다.

욕망을 비우고 절제할 줄 안다면 더 적은 돈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적게 쓰면 적게 벌어도 된다. 적게 벌면 일하는 시간도 그만큼 짧아지니, 더 많은 시간을 한가롭게 즐기며 내면적인 자유를 누리고 자기를 돌보는 일에 쓸 수가 있다.

게으름은 자기를 비우고 자기를 무無 속에 방임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에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몸과 마음의 잃어버린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 땀 흘려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굶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헐벗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 집을 지었기 때문에 밖에서 추위에 떨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을 닫는 것은 이러한 타자와의 관계를 외면하는 것이다.

누군가 울고 있다면 그 울음은 나의 것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 굶주리며 죽어가고 있다면 그 주림의 고통은 나의 것이 되어야 한다. 열린 마음만이 우리를 그렇게 행동하도록 이끈다.

눈보라치는 새벽에는 외로움에 진절머리를 치며 밀항한 남자가 되는 상상을 하곤 한다. 추위로 곱은 손을 녹이며 두고 온 처자에게 편지를 쓸 가슴이 아직도 나에겐 남아 있는가.

살아 있다면, 그 살아 있음을 기뻐해야 한다. 그것이 덧없는 열정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열정에 몸을 던져야 한다. 삶을 갈망하는 것, 그리고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모험이다. 영혼이 마비된 것처럼 무감각하게 사는 것은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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