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그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졌다. 좋은 것을 마주하는 일은 항상 그렇다. 작게 웃고 있는 얼굴 하나가 모든 풍경을 빛낸다. 따뜻한 봄의 강가나 화려한 사원에서도 아이의 웃음 한 뼘이 가장 빛나고 좋은 풍경이 되어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_<봄이겠지>
치앙마이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소원이 별이 되는 밤이 있다. 달빛에 별이 사라지고 새로운 별이 뜨는 밤. 등불에 담아 하늘로 올려 보낸 소원은 그대로 별이 되었다. _<별이 될 등불>
루앙프라방을 끼고 도는 메콩강에는 물보다 많은 꽃잎이 흐른다. 바람이 불면 잔잔한 강물 위로 나비 같은 물결이 번졌다. 수심 깊은 꽃향기들이 사람들 사이에서도 맡아지곤 했다. 향기의 발원지는 예리하고 아름다운 조각으로 치장한 왓 씨엥통 사원. 며칠째 사원과 강가를 배회하며 꽃의 장막 속에 갇히고 싶었다. _<꽃을 맞으며>
문득 뒤돌아보며 웃게 되거나 자주 내 마음속을 간질이는 것. 제일 많이 생각나는 따뜻함이나 소소한 행복. 그것으로 견고한 집을 짓고 살자. 허무의 넓이도 공허의 깊이도 작은 따뜻함을 이길 수는 없다. 그것만 끌어모아도 커다란 행복이다. 굳이 떠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제법 많다. _<여행자가 여행자에게>
너에게 간다.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이미 그 말을 사랑하고 사랑하며 걸었을지니
뒤돌아갈 수밖에 없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_<길 위에서 만난 말>
낯선 숙소에도 매일 집배원은 정확한 시간에 찾아왔지만 그는 내게 인사할 마음이 없고, 나만 주소 없는 사람처럼 들었던 오른손을 슬며시 내렸다. 먼 곳의 친구들이 잘 지내냐고 물어오는 안부 문자에 외로움을 비췄더니 비난이 쏟아졌다. 떠난 자는 남은 자들에게 어떤 이유로든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마침표를 받았다. _<그래도 마음, 자꾸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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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_책 읽는 다락방J[나의 인생책]
책읽는다락방의 J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시간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여행하기를 좋아합니다. 한정된 시간에, 또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능한 많은 장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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