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울림을 주는 글은 울림을 당해본 사람만이 쓸 수 있다. 흔들려본 사람만이 세상을 뒤흔드는 글을 쓴다. 울림은 나와 바깥의 자극이 만나 충돌하는 마찰음일 수도 있고, 도덕적 분노이거나 몰상식한 행동에 대한 나의 울음일 수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적 소용돌이일 수도 있고, 힘들지만 버텨내야 하는 당위론적 사명 앞에서 나약한 내가 토해내는 울부짖음일 수도 있다.
나를 괴롭히는 상극의 힘과 맞서 싸워야 내 삶 역시 뜨거워진다. 수많은 불편함과 맞서 싸운 만큼 내 몸에도 사투의 흔적이 남는다. 그리고 그 흔적이 농축되고 숙성되면 심금을 울리는 글로 발현된다. 다시 말해 글은 삶에 저항한 만큼 농밀해진다. 밋밋한 삶은 밋밋한 글을 낳을 뿐이다. 나의 고단한 삶이 독자의 어두운 길을 비추는 빛으로 다가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의 가치는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정말로 소중한 가치는 어둠으로 가려져 있거나 정면이 아닌 반대편에 숨어 있다.
오늘 나의 질문이 내일을 결정한다. 그러나 질문이 틀에 박히면 답도 틀에 박힐 수밖에 없다. 색다른 가능성이 잉태되지 않고 타성에 젖어 사는 이유는 틀을 깨는 질문이 없기 때문이다. 남이 던진 질문에 속박되어 살아서는 안 된다. 내 삶을 주도할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남이 정해놓은 답에 휘둘리며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루 10분만이라도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질문하고 사색한다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내 삶을 문장으로 만드는 작업은 참 매력적이다. 그래서 글짓기에 앞서 필요한 것이 살아가기다. 글짓기는 머릿속 생각을 언어로 번역하고 문장으로 건축하는 집짓기와 같다. 하지만 그 집에 혼자 살기보다 독자를 초대해서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따끈한 차를 나눠 마실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글짓기는 세상을 향한 것이다. 그만큼 진실해야 하고 안간힘을 써야 한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하루를 반성하고 스스로를 꾸짖기도 한다. 글짓기는 또한 내면의 아픔을 토해내는 울부짖기다. 울부짖는다고 아픔이 다 해소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아픔을 감당하는 내공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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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벤트] 오늘부터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려면 결심해야 하는 단 한 가지 | 유영만 @유영만You튜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 인생 동기부여 책 | 세바시 1233회
강연 소개 : 무려 책을 90권째 쓰고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입니다. 흔히 전문가나 유명인이 책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유영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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