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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 - 이노우에 가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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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

이노우에 가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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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벗어버리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사용하지도 않는 공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 쌓아두기만 하고 버리지 못한 것들로부터 벗어나면 인생은 한결 홀가분해진다. 사지 않아도 될 것을 사지 않고, 모으지 않아도 될 것을 모으지 않으면, 일상은 덜 너저분하다. 바야흐로 ‘뺄셈’의 라이프스타일을 시작해야 할 때다.

이렇게 쌓아둔 물건은 나의 관심과 노력을 잡아먹는다. 어딘가에 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리해야 하는데…’ 하는 찜찜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가지고 있으면 결국 사용하게 되고 어지르게 되고 내 일상을 난삽하게 만든다. 그러니 버려서 아까운 게 아니라, 버려야 비로소 개운해지는 것이다.
50에는 50에 어울리는 물건들에 의지해 최대한 단순하게 살면서, 아름답고 우아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쌓아두지 않고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집안일의 비중은 최소로 줄이자. 공간이 심플해지면 그만큼 집안일의 크기도 작아지고 부담도 덜어진다. 예쁘고 크고 화려한 공간이 부럽다면 내 집을 꾸미기 위해 안간힘 쓰기보다, 잘 꾸며놓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에 가서 만족 체험을 하는 편이 더 현명하다. 욕심껏 채워도 어차피 아무것도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는 것쯤은 이제 깨달을 나이다.

‘어차피 겉으로 보이지도 않는데 뭐’ 하고 생각해왔다면 오산이다. 남들이 아무도 몰라도, 나 자신은 안다. 낡은 속옷을 계속해서 입는 것은 스스로를 아무렇지 않게 대우하는 아주 작은 습관이 되어버린다. 스스로만 깨닫지 못할 뿐 어딘가에 ‘틈’이 생겨나고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을 쓰는 것이 진정한 멋이다.

50부터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훨씬 더 체계적이고 용의주도한 계획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편한 방식으로 아무렇게나 사용하여 허비해버리게 된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가장 한정된 자원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렇다. 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알뜰하게 쓸지 고민하지 않으면, TV 앞에서 남은 30년, 아니 50년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나이는 절대 핸디캡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막연히 의미를 모른 채 공부해야 했던 젊은 시기보다 경험과 갈증으로 인해 더욱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되면, 더 효과적으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비로소 진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누구나 은퇴 후에는 얼마나 돈이 있어야 하는지 신경 쓰고, 통장 잔고가 부족하면 초조해한다. 그러나 마음의 통장 잔고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감정들이 플러스 재정이라면 부정적인 감정들은 마이너스 재정이다. 플러스 재정을 늘리고 간혹 생겨나는 마이너스 재정은 순간적인 손실 처리로 떨어내야, 마음의 통장을 늘 풍성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마음의 통장 잔고가 메마르면 세상을 향해 내뿜는 감정이 부정적이고 사악해지기 쉽다. 그리고 그렇게 내가 투사한 감정은 고스란히 다시 내게도 반사되어온다.

역설적으로 ‘딱 그 정도의 관계’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잘 맞지 않고 가치관이나 의견도 판이하게 달라서 만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관계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 대해서는 기대를 버린다. 어차피 저 사람과는 그 방면에선 기대를 하지 않았으므로, 바꾸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대신 다른 영역에선 배울 점이 많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맞아야 하는 관계란 없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된다.

50 이전까지의 인생이 첫 번째 인생이고 지금부터가 두 번째 인생이라면, 두 번째 인생은 조금은 더 예술적으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번째 인생이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면, 두 번째 인생은 좀 더 전인적인 풍성한 교양인이 되기 위한 지향을 갖는다면 좋지 않을까. 이제부터는 더 많은 물질을 가지려 애쓰기보다 예술적 깊이를 더해가기 위해 노력하는 쪽이 더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몸이 많이 아프거나 돌볼 사람이 없어져서 요양 시설에 가게 되면, 아무리 화려하고 멋지게 살던 사람도 ‘짐 가방 하나’와 함께 들어온다. 체력이 나빠져 유동식을 먹어야 하는 사람에게 화려한 프랑스 요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무리 값비싼 옷이 많아도 외출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제 돈을 쓰는 데서 오는 만족감 대신, 매 순간을 소중히 하고 좋은 경험을 하며 자기를 아끼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만끽하는 연습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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