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나는 고등학교 때 헤드폰을 끼고 워크맨을 들으며 맨해튼 거리를 걷길 좋아했다. (……) 이는 매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귀로 듣는 음악이 바뀔 때마다 눈앞의 도시 풍경이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유행가를 들을 때는 도시가 아주 화려해 보였고, 힙합을 들을 때는 세상이 빠르게 돌아갔으며, 라틴 음악을 들으면 거리에 라틴계 후예가 눈에 띄었고, 클래식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노인과 아이가 좀 더 눈에 들어왔다. 물론 이는 내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며, 사람마다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한번 시도해보면 좋겠다. 그 효과가 즉각적이고 뚜렷하며 아주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라디오와 같고, 사고의 방향은 주파수 조절기다. 주파수가 바뀔 때마다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지고, 주파수가 맞춰지고 잡음이 사라지면 갖가지 미세한 것들이 드러난다. 이것들은 바로 행운의 실마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일련의 단어들이 우리의 기억과 반응 속도에 영향을 끼친다면, 반복적으로 깊이 사고했을 때 그 효과가 훨씬 더 뚜렷해지지 않을까? 이는 꼭 ‘끌어당김의 법칙’과 유사하게 들린다. 그러나 이는 《시크릿The Secret》에서 말한 바대로 ‘무언가를 계속 상상하고 염원한다면 자석처럼 그것을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원하는 것에 대해 비교적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돈을 예로 들어보자. 당신이 돈만 계속 생각한다면 좀 더 쉽게 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돈’과 ‘돈을 버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무의식적으로 이를 식별하고 연상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지 돈의 존재에 관심을 가질 뿐, 돈을 잘 벌지는 못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주파수란 단순히 신념과 꿈이 아니라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행동 목표’다. 여기서는 ‘구체적’, ‘현실적’, ‘행동’이 핵심 키워드다.
2007년,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Joshua Bell)은 한 가지 실험을 했다. 그는 워싱턴 DC의 한 지하철역에서 장장 한 시간에 가까운 연주를 했다. 당시 그는 이미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명성을 떨쳐 그의 공연은 늘 만원사례를 이루었고, 티켓 가격은 100달러를 호가했다. 그러나 그가 평상복 차림으로 야구 모자를 쓴 채 지하철역에 나타나 350만 달러나 나가는 스타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바이올린을 꺼내 며칠 전 콘서트홀에서 공연한 곡을 열정적으로 연주했을 때, 과연 몇 사람이나 발길을 멈추고 그의 연주를 들었을까? 그의 연주를 들은 사람은 한 명의 숙녀뿐이었다. 그것도 그녀가 조슈아 벨을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한 시간 동안 천 명에 가까운 사람이 조슈아 벨 앞을 지나갔지만 측은한 표정으로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동전 몇 개를 던져준 사람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연주 수입이 1분 당 1천 달러에 달하는 이 바이올린 거장은 결국 32달러 17센트밖에 벌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의 이점은 상호 신뢰와 협조 및 친구 사이의 소개에서 비롯된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늘 ‘정보 교류’에서 나온다. 우리가 친밀하게 지내고 자주 만나며 항상 관심을 갖는 친구들은 ‘강한 연결’이라 부른다. 이들 사이는 감정이 깊고 관계를 유지하려는 마음이 강하다. 반면 어쩌다 한 번씩 마주치고, 만나야 몇 마디 나누지 않는 서먹한 사이는 ‘약한 연결’이다. 당신이 오늘 어떤 일을 하는 데 상대에 대한 신뢰와 무조건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면, ‘강한 연결’이 ‘약한 연결’보다 더 당신을 도와주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필요한 것이 자문이나 견해라면 ‘약한 연결’도 ‘강한 연결’만큼 효과적이며, 심지어 더 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당신과 생활권이 달라 새로운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1980년대 영화 [베스트 키드The Karate Kid] 이야기를 해보자.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 주인공 다니엘은 (……) 미야기의 가라테 실력을 보고 제자로 삼아 달라고 간청한다. 그러자 미야기는 그에게 스펀지와 걸레를 던지며 세차를 하고 왁스를 칠하라고 시킨다. 다니엘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얌전히 시키는 대로 따랐다. 그런데 미야기는 다시 솔을 주며 정원의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라고 하는 게 아닌가. 가라테 기술은 가르쳐주지 않고 날마다 일만 시키자, 다니엘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리게 된다. 이때 미야기가 다니엘에게 주먹을 뻗었는데 신기하게도 다니엘은 왁스를 칠하는 동작으로 주먹을 밀어낸다. 미야기가 다시 주먹을 뻗자 이번에는 페인트칠을 하는 동작으로 막아낸다. 다니엘은 그제야 미야기가 시킨 일들이 모두 가라테의 기본 동작임을 깨닫게 된다. 한 가지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몸에 자동적으로 익게 돼 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성실한 연습 방법이다! 나는 행운의 연습을 계획할 때 항상 [베스트 키드]를 생각했다. (……) 한 번에 한두 가지 연습을 골라 끈기 있게 일정 기간 동안 지속해 생활 습관이 되면 일부러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오게 된다. 이때 그것들은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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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연습 / 류쉬안 / 행운도 연습하면 늘어난다 / 행운을 만들어내는 연습
행운도 연습을 통해 불러들이는 힘을 키울수 있다. 자기효능감이 중요한 이유는 일시적 좌절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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