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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1일 1강 논어 강독 - 박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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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강 논어 강독

박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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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고전 번역은 재해석이 중요합니다. 고전을 번역하는 시점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재해석이 없다면 고전 번역은 지식인들의 반복적 행위에 머물 것입니다. 다산의 《논어고금주》 번역이 빛을 발하는 것은 조선 후기 실학자의 안목으로 논어를 재해석했다는 것입니다. 경학자와 실용학자의 안목으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번역된 다산의 논어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미래정신이었습니다. 르네상스는 고전의 재해석을 통해 근대라는 새로운 문을 열었고, 불교의 선종은 불경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의 길을 열었습니다. 유교의 성리학은 선진 유교경전의 재해석을 통해 이성의 합리성을 구축했습니다. 고전의 번역은 저자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그 의도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재해석되어야 하느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기존 번역의 틀과 형식을 파괴한 이번 번역을 통해 논어 재해석의 물꼬가 트이고, 해체와 조립이라는 새로운 고전 번역의 방식이 보편화되기를 희망해봅니다.”-서문

“편협한 지식은 나와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지식만 정의라고 생각하고 나와 다른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단으로 지탄하며, 나아가 폭력까지 행사합니다. 성숙한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입니다. 우리가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동성 간의 결혼, 나와 다른 종교와 이념,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계속된다면 결국 그 해는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공자는 직장에서, 마을에서, 집에서도 최선을 다해 앎과 행동을 일치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공자의 일상을 읽다 보면 그 역시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인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 멀리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 아니라 우리들 중의 누군가가 바로 공자입니다. 공자는 신이 아니고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사람입니다.”

“공자는 예가 탐욕과 사치에 물든 권력자들을 제어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내 위치를 돌아보고 세상의 아픔을 공감하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의 기본 정신인 ‘분수’를 알고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기 분수를 아는 정명正名입니다. 정명은 자신의 이름名에 걸맞은正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돈과 권력이 있다고 함부로 정명에 맞지 않는 예를 사용하는 신흥 귀족들에게 공자는 혹독한 평가를 했던 것입니다.”

“관료는 진퇴進退에 대한 결정을 잘 내려야 합니다. 특히 어지러운 세상에 함부로 나아가면 몸이 다치거나 마음에 상처가 납니다. 때로는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조용히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진정 지혜로운 자의 처신입니다. 나아감과 물러남, 그중에서 더 힘든 것은 때를 기다리며 물러날 줄 아는 어리석음의 처신입니다. 총명하기도 어렵고, 바보처럼 살기도 어렵지만 총명한 사람이 총명함을 버리고 바보처럼 보이며 살기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때로는 바보의 지혜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정말 총명한 사람들의 선택입니다.”

“《논어》에서 보이는 공자는 모든 것이 완전한 성인의 모습은 아닙니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자는 자신의 실수를 누군가 지적하면 바로 용납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제자들에게 고백하기도 하고, 세상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음을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자가 세상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의 철학은 산속 자연이 아닌 시장거리에서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은자隱者의 길을 선택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점이 유교가 인간의 철학, 현실의 철학이 된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제 저도 공자가 조국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유랑하기 시작했던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그동안 가슴 깊숙이 새겼던 고전을 책 속의 글로 새기는 유랑의 길을 떠나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관행처럼 해오던 순차적 번역은 피하려고 합니다. 이미 현명한 학자들이 수천 년동안 뛰어난 번역을 해놓았기에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그분들의 번역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일 1강 논어 강독》이 해체와 새로운 조립이라는 과정을 겪었듯이 다음에 나올 책도 이 프로세스를 거쳐 나올 것입니다. 고전의 원래 의미를 살리되 시대정신과 요구에 부합되는 번역을 통하여 미래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이제 잠시 모든 생각을 멈추고 오두막집을 수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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