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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 백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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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백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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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낙천성은 운 좋게 타고나는 것이지만, 낙관성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 애초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낙천성이 아니라, 스트레스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낙관성. 우리가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그것이다. 세상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매 순간 살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린 앤이 내게 온몸으로 보여준 진실이었다.
- 들어가는 말

눈시울처럼 붉어지는 노을을, 낮꿈처럼 피어나는 벚꽃을 보며 그 순간에 감사하는 앤의 마음은 틀림없는 자기 보호 본능이다. 앤에게만 그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나쁜 일이 생겼으니 틀림없는 액땜이라고 믿는 우리의 여린 마음들도 그렇다.
- <5분 후의 삶>

매일매일이 소중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삶이 겨울은 추워서, 여름은 더워서 싫다고 말하는 사람과 같을 리 없다. 앤이 행복한 건 딱 그 이유 하나다. 싫어할 이유를 찾는 건 또 얼마나 쉬운가.
- <비 오는 날은 비를 느낀다>

“혼난다고 멈춰선 안 돼. 그건 상상력이란다.
인간만이 가진 멋진 능력이지.
네 상상력은 반드시 너의 힘이 되어줄 거야.”
고독이 끝나는 건 고독을 알아보는 친구가 생기는 순간이다. 앤이 그에게 찾아온 순간, 에그맨의 고독도 끝난다. 끝내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알아본 것이다.
- <고독을 알아보는 고독>

개와 고양이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더 우리답게 만드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한다. ‘되고 싶은 나’가 되지 않아도, ‘되어야만 할 것 같은 내’가 아니어도 그저 내 옆에 있어주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 움직이는 그 생명체에 ‘반려’라는 말을 붙인다.
- <고양이는 나를 비웃지 않을 거예요>

시간이 흐를수록 무심함이란 단어에서 풍기던 부정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타인의 경계를 함부로 침범하지 않으려는 어른의 조심성이 느껴지는 날이 온다. 참견, 잔소리 같은 뜨거운 단어를 건너 뛰어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느긋하게 바라보는 어른의 무심한 시선 말이다.
-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

우리는 큰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위로란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모든 ‘행동들의 합’이기 때문이다.
- <섣불리 위로하지 말 것>

마침내 앤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초록색 지붕집 마당에 핀 금잔화 앞에서 열세 살 아이처럼 방방 뛰었다. 발바닥에 스프링을 장착한 10대처럼 구름까지 힘껏 튀어 올랐다. 내 안의 소녀가 뛰쳐나와 초록색 지붕집을 빙글빙글 도는 순간, 국적이 다른 앤들이 내 옆에서 함께 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침내, 드디어, 결국은 이곳까지 왔다는 안도감이 이곳의 사람들을 묶어주고 있었다.
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빨강머리가 존재한다. 마음속 프린스에드워드섬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드디어, 결국은 이곳에 도착했다는 마음들이 나비처럼 날아오르고 있었다. 어린 앤도 그랬다.
- <내 심장이 열세 살 때처럼 뛰는 순간>

내 평생의 상처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는 순간, 그 상처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만약 누군가를 평생 사랑할 자격을 얻는다면 그 내밀한 상처를 응시하고 껴안을 때 부여되리라. 이쯤에서 나는 아픈 과거조차 바뀔 수 있다는 걸 있는 힘껏 믿어보고 싶다.
- <내 심장이 열세 살 때처럼 뛰는 순간>

‘다행’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여섯 살짜리 그 아이가 조숙해 보이면 보일수록 어른인 내 마음에는 먹구름이 끼고 비가 내렸다. 하지만 넘어진 풀밭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이 아이의 낙천성에 그만 다시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래, 앤이었다.
앤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런 너라서.
너를 좋아한 나라서.

- 나오는 말

기억에 남는 문구

아이에게 어른이 필요한 순간은
아이가 힘들어할 때가 아니다.
그 모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