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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 - 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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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

전소민

To. 술 안 먹는 너에게.
새벽에 나한테 전화해도 된단 말이다!

작가의 손그림으로 재탄생한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 핸드드로잉 에디션,
전소민만의 매력을 가득 담아 완성된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고백!


누군가를 처절하게 사랑해 본 적 있다면, 누군가를 가슴 아프도록 그리워해 본 적 있다면, 이런 것도 사랑이겠거니 나오는 눈물 억지로 참아 가며 자기 위안을 해 본 적 있다면,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사랑 앞에서 한없이 솔직하고 한없이 내던졌던 마음들,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두려웠던 모든 순간들. 배우 전소민이 사랑하고 살아가며 느꼈던 소중한 감정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어 냈다. 자신의 마음에 늘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슬픔조차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야기지만, 전소민만의 편한 문체 덕분에 마치 친한 언니의 연애담을 엿듣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왜 항상 너희 집 앞에서 기다릴 때는 그렇게 추운 겨울이었을까.
종이에 내 맘 몇자 적거 문틈에 끼워놓고 발길 돌렸다가
다시 와서는 벅벅 찢어버리고 결국 집으로 돌아왔다.“

사랑함에 있어 아낌없었던 전소민의, 아낌없이 솔직한 사랑 에세이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는, 우리들이 지난 사랑에 쏟아 부었던 찬란한 마음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마음을 되새기다 어쩌면, 쨍한 소주 한 잔이 그리워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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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계절이든 뭐든 아름다운 것들이 변하고 지나가는 것이 두렵다. 너 냉장고에 들어가라. 냉동실에 들어가라. 그대로 얼려놓고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녹여 보게.

사랑한다는 말은 잠들기 전 이불 같았다. 매일 밤, 나는 그 말을 덮고 깊은 잠에 들고 좋은 꿈을 꿀 수 있었다. 시린 발을 웅크리며 짧은 이불을 당겨본다.

내 이름 석 자가 그리고 정교하고 알차며 한 자 한 자 애정이 가득 찰 수 있느냔 말이다. 어쩜 그리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언어처럼 소중하게 들리느냔 말이다. 그 입술에서 만들어지는 내 존재가 빛처럼 날아와 화석처럼 박히느냔 말이다. 그 한마디에 너와 나의 역사가 응축되어 귓구멍으로 흘러들어 가슴으로 녹아든다. '소민아' 이 한마디로 나 여기 존재한다. 이토록 눈물 날 만큼 달짝지근한 명사가 또 있을까.

사랑이 끝나고 그 지옥 같은 불덩이를 견뎌 낸 후 우리는 분명 더 단단해진다. 비록, 거친 피부에 퀭한 눈, 바짝 말라빠진 입술을 하고 떡이 진 머리에 핼쑥한 얼굴로 목이 늘어난 티를 입고 있을지언정. 그 사랑들을 지나 또 앞으로의 사랑을 지나면서 그렇게 성장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무섭도록 몰두하고 집중했을까. 근데 그것이 너무나도 쉽게 변하고 사라져 나는 그게 더 무섭다. 우리가 한 계절 바람만도 못하게 불다 사라진 것 같아 더 소름 끼친다. 그것은 진정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잠시 꿈에 취한 거였나.

삿포로에서는 종일 내가 너에게 걸어가도 자욱 하나 없을 일이다. 밤새 내가 너에게 걸어가도 흔적 하나 없을 일이다. 오도카니 서 있으면 나조차 없어질 일이다. 넋 놓고 있다 보면 다 없던 일이다.

그래서 울었다. 너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시간이 끝난 게 슬퍼서 울었다. 내가 아름답던 그 시절이 지나간 게 아파서 울었다.

기억에 남는 문구

내가 누군가의 세상일 때
그게 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