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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엄마는 북극 출장 중 - 이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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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북극 출장 중

이유경

극지연구소 연구원이며 여성이자 엄마인 이유경 박사,
과학자가 되고 과학자로 살고 과학자로 살아갈 삶의 이야기!


동네 골목에서 뛰어놀던 소녀는 중학생 때 우연히 과학반에 들어가게 된다. 실험실의 독특한 냄새는 그를 잡아끌었다. 호기심 많고 궁금한 건 그냥 넘어가지 않던 소녀는 10여 년 후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극지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알래스카, 그린란드,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 등 북극 다산과학기지 일대를 누비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 쉰 줄에 들어선 그는 ‘사라져가는 북극 툰드라 식물을 어떻게 하면 지켜낼 수 있을까’ 궁리 중이며, ‘우주에도 생물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풀 수 있길 소망한다.
이 책은 과학자의 꿈을 꾸지 않았지만 과학자의 길로 접어들어 과학자로 살아온 한 여성 생물학자의 분투기로, 과학자로서 기대와 좌절, 과로와 피곤, 도전과 실패 그리고 크고 작은 성공으로 채워진 삶을 뒤돌아보고, 여전히 과학자로서 기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과학자로서 고군분투하는 삶에서는 존경을, 일상을 살아가는 여성이자 엄마로서 겪는 잔잔한 이야기와 좌충우돌 에피소드에서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삶을 들여다보며 웃음 짓는다.
과학자의 길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고, 좌절의 험난한 길이다. 좌절 90을 견뎌 성공 10을 이뤄내는 끈질긴 인내의 시간이기도 하다. 논문 한 편을 발표하는 일은 실험 한 번의 결과가 아니며 실험, 또 실험, 반복과 개선을 통해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임을 무심한 듯 들려준다.
여성 과학자이자 직장인으로서 결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며 겪어야만 하는 여러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왔고,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저자는 스스로 ‘비주류’라 일컫는다. “돌이켜보면 과학자로서 나는 비주류였고 어딘가 얹혀사는 신세였습니다. 그건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해조류를 선택할 때부터 정해진 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여성으로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길일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 중에서도 여성은 비주류이고, 생물학 안에서도 조류학이나 극지생물학은 비주류이기 때문입니다.”
또 과학자로서 한 우물을 파지 못한 ‘유목민’이었음을 고백한다. “내가 소속된 기관의 성격에 따라, 연구비 상황에 따라 연구 주제가 계속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연구 주제를 앞에 두고 새롭게 공부하는 것이 매번 신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한 분야를 깊이 판 전문가가 아니라 여기저기 조금씩 기웃거리다 그만둔 실패자가 된 것 같아 괴롭기도 했습니다.”
잔잔하면서도 맛깔 나는 글과 정확한 과학 지식, 생생한 경험이 어우러진 이 책은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로 글을 맺는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정리하다 보니 힘들었던 일을 많이 적었는데, 사실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는 행복한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답니다. …… 정직한 데이터로 세상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알아낼 때 그 짜릿한 기쁨을 꼭 맛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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