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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침묵이라는 무기 - 코르넬리아 토프(Cornelia To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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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라는 무기

코르넬리아 토프(Cornelia Topf)

세상에는 쓸데없는 말이 넘쳐나고 있다. 방송마다 똑같은 뉴스를 반복하고, 스마트폰은 쉬지 않고 울려댄다. 가까운 친구들과 동료들마저 쉬지 않고 떠드는데, 그걸로도 부족한지 정치가와 기자들까지 나서서 눈사태처럼 말을 쏟아낸다. 그러니 어찌 정신이 온전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말의 홍수에서 살고 있다. “잘 알면 세 마디로 족하다. 잘 모르니 서른 마디가 필요한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 중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어째서일까? 결론을 말하자면, 침묵의 힘을 모르기 때문이다.

숨도 안 쉬고 말을 쏟아내는 사람의 말은 아무도 귀 기울여 경청하지 않는다. 반대로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입을 다물 줄 아는 사람은 능력 있고 진중해 보인다. 이 책은 침묵을 통해 말에 무게를 싣는 법을 알려준다. 핵심은 “말 대신 침묵하라”가 아니라 “말의 양을 조절하여 침묵을 효과적인 설득의 수단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주변에 자신감 넘치고 믿음직하며 존경을 받는 인물을 떠올려보라. 그들은 말을 아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침묵할 줄 안다면 인격의 성장과 정신적 깨달음까지 얻을 수 있다. 거의 모든 종교에 묵언 수행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침묵으로 세상과 거리를 두면 역설적이게도 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다. 일상의 대화부터 비즈니스 협상까지 이 책에서 제시하는 51가지의 침묵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당신의 말의 무게는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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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침묵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경기에 출전하기 전 운동선수들을 생각해보라. 경기 시작 직전에 조잘거리는 선수는 없다. 다들 입 다물고 정신을 가다듬는다. 침묵 속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_ 「휴식이 없는 현대사회」 중에서

협상을 잘하는 사람은 말수가 적고 간단명료하게 말한다. 단어 하나도 낭비하지 않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게를 싣는다. 수다쟁이들보다 두 배는 더 자주, 더 길게 침묵한다. 그리고 두 배는 더 성공한다. 협상 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이런 충고를 한 적이 있다. “말이 많은 사람은 할 말이 적은 겁니다. 제가 진짜 두려워하는 상대는 침묵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속을 알 수가 없거든요. 포커판과 같습니다. 자꾸 떠들다 보면 자기 패만 들키게 되지요.”

_ 「대화에서 침묵이 효과적인 이유」 중에서

베스트 프렌드는 어떤 사람인가? 멋진 조언을 해주는 친구?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한다. “내 말을 잘 들어 주는 친구요.” 우리는 떠들어대는 사람이 아니라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을 원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_ 「피고인에게 묵비권이 있는 이유」 중에서

욕망이 강할수록, 시간이 촉박할수록,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마음이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말을 더 많이 한다. 이들은 봄에 사과나무 한 그루에 5톤의 비료를 들이붓고는 ‘비료를 많이 줬으니 사과가 빨리 열리겠지?’라고 기대하는 것과 같다. 알다시피, 그렇게 비료를 퍼부으면 그 사과나무는 여름이 오기도 전에 죽어버릴 것이다. 사과를 얻고 싶다면 ‘적정한 양’의 비료를 주어야 한다. 말도 마찬가지다.

_ 「침묵은 협상 상대를 불안하게 만든다」 중에서

특히 직장에서는 입을 다무는 것은 권력이 없거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유독 임원들이 말이 지나치게 많은 이유도 입을 다무는 것을 곧 권력이나 신분을 상실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을 다무는 것은 지식이나 권위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 방식의 일종이다. 그러니 당신 혼자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대화할 마음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입을 다물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상대 역시 당신을 더욱 존중하고 한층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다.

_ 「존중함을 잃어버린 사회」 중에서

우리가 점점 침묵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관종’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떻게든 엄마의 관심을 끌려는 어린아이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끊임없이 말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린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타인의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기중심주의가 날로 심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_ 「말을 하면 들을 수 없다」 중에서

다람쥐 쳇바퀴에는 행복이 없다. 마찬가지로 부산하고 분주한 삶은 결코 행복과 에너지를 주지 못한다. 모든 인간이 하루 12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고 6시간만 자고도 불사신처럼 벌떡 일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런 삶에는 대가가 따른다. 폭음한 다음 날 숙취로 대가를 치르듯이. 우리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과도하게 몰아붙인다. 가만히 멈추지를 못하고, 자신에게 고요와 침묵을 허락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이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다. 심장 발작이 세 번이나 찾아와도 말이다.

_ 「일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침묵의 시간 갖기」 중에서

영화에서 지혜로운 노인들이 과묵한 것도 다 그런 이유다. 시나리오 작가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지혜와 힘은 소란함이 아니라 고요에서 온다는 것을. 그러나 한 가지 놓치는 것이 있다. 과묵한 지혜가 꼭 나이 때문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나이와 관계없이 남들이 떠들 때 입을 다물 줄 아는 사람만이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_ 「고요는 가장 뛰어난 스트레스 해소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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