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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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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강성호

연결이 권력이고 돈이다!
금융위원회 현직 서기관이 바라본 초연결 사회와 미래 경제

네트워크 경제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안내서

우리는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다. 그저 사회과학 서적에 등장하는 막연한 개념이 아니다. 현재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네이버나 SNS를 통해 뉴스를 보고 댓글을 단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상품을 구입하고 필요 없는 물품은 당근마켓에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배달의민족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시켜 먹는다. 예전에는 신문을 통해 뉴스를 보고 직접 시장에 가서 일상품을 구입했으며 식당에 가서 식사하거나 전단지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음식을 배달시켰다. 이처럼 현대인은 과거와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초연결 사회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수익 발생의 원리가 기존 경제 질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를 관찰하고 감독하는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하는 현직 서기관으로 우리 사회의 경제 질서가 정보혁명을 통해 변해 가는 모습을 가장 선두에서 지켜봤다. 그런 그가 일반인을 위한 네트워크 경제 안내서를 출간했다. 경제 용어에 친숙하지 않거나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매우 쉽게 쓰인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작동원리에 관한 이야기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경제가 전통 경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새로운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이들은 기존의 기득권자들과 대립하는지, 정보와 데이터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만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식견을 넓혀 주고 우리 사회의 미래와 흐름을 예측하도록 도와준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100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어떻게 만년 적자기업인 쿠팡은 이렇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쿠팡은 과연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을까? 카카오그룹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높다. 두 기업의 기업가치는 각각 20~30조 원, 10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IBK기업은행의 기업가치가 약 7조 원이니, 이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다.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는 간편결제, 쇼핑, 택시, 지도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들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이들이 금융기관들과 벌이는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한편, 와츠앱 메신저와 페이스북 메신저는 세계 메신저앱 시장을 정복했다. 그러나 왜 중국은 위챗을, 한국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을까?

이 책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들을 제시한다. 어떻게 적자기업들이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의 작동원리와 이들이 구사하는 경영전략이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기업들(전통적 기업들을


플랫폼 기업과 대비해서 일컫는 말)과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한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플랫폼 기업이 무엇인지, 네트워크 경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도 계속하여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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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네트워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네트워크는 우연한 만남, 혈연, 친구, 종교, 경제, 정치 등 다양한 계기로 형성된다. 목적에 따라 촘촘하게 연결되기도 하고 때로는 느슨하게 연결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생각, 기술, 자원, 인력을 교환했고, 그 교환과정에서 전염병과 잘못된 신념, 악습과 같은 해로운 것들이 뒤섞이기도 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얽히고설키는 과정과 그에 대한 인간의 대응은 인류의 역사가 되었다.

만남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연결’이다. 플랫폼은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한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연결되고, 그들과 일상을 공유한다. 플랫폼 기업은 친구 외에도 여러 사람과 우리를 연결하기도 한다. 네이버는 나와 언론사를 연결한다. 쿠팡은 나와 판매자를 연결한다. 에어비엔비는 나와 숙박 제공업체를 연결한다.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 앞서 말한 카카오톡, 결혼정보회사와 같은 사례다. 양면시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하는 쪽과 혜택을 보는 쪽이 다르기 때문에 혜택을 보는 쪽은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혜택을 보는 쪽이 받는 돈을 ‘교차 보조금cross-subsidy’이라고 한다. 양면시장은 다른 누군가가 나 대신 사용료(교차 보조금)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작동하는 것이다.

네트워크가 가져온 권력 이동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조직이 부여한 권력은 이전 같지 않으며, 이제는 네트워크 스스로가 권력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공식적인 위계질서가 권력을 부여했다면, 이제는 더 많은 연결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권력을 지니게 되었다.

네트워크 경제는 ‘더 많은 노동시간 = 더 많은 소득’이라는 공식도 붕괴시킨다. 노동과 소득 간의 비례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전통적 경제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버는 구조였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

기업이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는 오늘날 자본주의 모습을 ‘감시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라고도 일컫는다. 감시자본주의란 우리의 일상 행동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의 자본주의다. 구글과 카카오가 우리의 검색기록을 활용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감시자본주의의 전형이다.

SNS는 동질적인 정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규합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당’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정당은 뉴파워가 만들어낸 현상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운다. SNS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 세력은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이들은 더 많은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구글이 웹사이트를 큐레이션하는 비결은 바로 ‘링크’에 있다. 링크는 특정 웹페이지로 바로 넘어가기 위한 주소를 말한다. 구글은 특정웹페이지를 가리키고 있는 링크가 많다면, 그 웹페이지는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많은 페이지에 인용될수록 신뢰성을 부여하는 검색어 처리방식을 ‘페이지랭크Page Rank’ 알고리즘이라 하는데 구글은 이를 활용했다.

기억에 남는 문구

네트워크가 항상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서비스만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키지는 않는다.
군중의 지혜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지만,
대중의 광기와 패닉 또한 쉽고 빠르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