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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 안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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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안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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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가톨릭교회에서 성인(聖人)을 추대할 때는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세운다. 그는 성인 후보의 반대편에서 철저하게 흠집을 잡고 허점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반대를 위한 반대’도 서슴지 않는다. 법률가들 또한 논리를 세우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기주장을 반박하는 ‘악마의 변호인’이 되어보곤 한다. 상대편 입장이 되어 내가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사실, 귀에 거슬리는 논리를 펼치다 보면 내 논증의 빈 곳들이 속속 드러나는 까닭이다.
- <나는 왜 ‘불편한 책’을 썼는가>

사람 사이의 번거로움은 피하고 편리함만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SNS상의 관계는 우정보다 진화한 인간관계가 아닐까? 이렇게 본다면 굳이 우리가 친구를 사귀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을 듯하다. ‘친구 추가’ 버튼 하나면 쉽사리 관계를 틀 수 있는데, 뭐하러 시간과 노력을 들여 관계를 가꿔야 한단 말인가?
- <혼자의 시대, 굳이 친구가 필요할까?>

그러나 과연 ‘정상적인 정신 상태’란 무엇을 의미할까? 정신 의학자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람의 영혼은 우울증, 강박증, 열등감 등등의 질병을 앓고 있다. 나아가 천재들은 광인에 가깝다. 베토벤은 괴상한 성격으로 악명 높았다. 그의 하인들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벼락에 전전긍긍했다. 고흐는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자신의 귀를 잘랐다. 비트겐슈타인은 생각에 몰두할 때면 괴물같이 날카로웠고, 일이 없을 때는 하루 종일 배회하거나 영화관에서 탈진하듯 쓰러져 영화를 봤다. 이들은 과연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 되돌려야 할 환자였을 따름인가?
- <정상적인 정신 상태는 ‘정상’일까?>

일자리는 줄고 빈부 격차도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제 기본 소득제는 못 가진 자들에게도, 가진 자들에게도 호소력 있는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본 소득제에는 마음 불편하게 하는 면들이 적지 않다.
왜 일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땀 흘려 일한 자들과 똑같은 혜택을 누려야 한단 말인가? 놀고먹어도 사는 데 필요한 돈을 얻는다면 누가 일하려 하겠는가? 기본 소득제는 사람들을 게으르고 무능하게 만드는 제도 아닌가?
- <일 안 하고 돈만 받는 사람은 비겁한가?&

과연 기계가 인간은 영혼이 있기에 존엄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일까? 기계가 나에게 당신의 영혼을 보여달라고 하면 어쩔 것인가? 이때는 나 역시 기계의 처지와 다를 바 없다. 웃고 우는 표정으로 감정을 나타낼 뿐, 내 안에 있는 마음 그 자체를 보여줄 방법이 없다. 데카르트는 동물은 정교한 ‘자동기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낑낑대거나 꼬리를 흔드는 등의 ‘반응’을 보일 뿐 그 안에 영혼은 없다는 취지에서다. 이 논리대로라면 나 아닌 다른 인간들도 자동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나 아닌 다른 인간들도 자동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정교하게 표정을 짓고 표현해도, 그 안에 영혼이 있는지 없는지를 밝힐 방법은 없다.
- <인간으로 태어난 게 그리 대단한 일일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 창출’이다. 인공지능 등의 발전은 급속하게 인간을 일터에서 몰아내고 있다. 정부도 고용 창출에 목을 매는 분위기다. 교육계 역시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지를 놓고 머리를 싸맨다. 그렇지만 과연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문제’이기만 할까? 오히려 일에서 해방되는 상황은 인류의 오랜 꿈 아니었던가?
-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걱정해야 할 일일까?>

기억에 남는 문구

남과의 비교는
인생을 지옥으로 바꾸는 독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