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던 조사는 또 다른 통찰로 이어졌다. 나르시시즘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적당한 나르시시즘은 행복하고 충만하고 결실을 맺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꼭 필요하기까지 하다. 내가 알아낸 바로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은 우리가 더 좋은 연인이 되게 하고, 용기 있는 리더가 되게 하고, 용감무쌍한 탐험가가 되게 해준다. 우리가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되게 하고 심지어 더 오래 살게 해줄 수도 있다. _ 들어가는 말
많은 사람들처럼 나는 자라는 동안, 내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용납하지 못했다.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조차 겁이 났다. 누군가 나를 칭찬하면 움츠러들거나 애써 무시했다. (…) 그러나 결국 나는 어떤 태도도 충만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끊임없이 회의를 품어도, 허세를 부려도 소용없었다. 그런 태도는 나를 외롭게 할 뿐이었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게 했다.
다행히 나는 변화했고 바람직한 균형점을 찾아냈다. 그리고 나와 똑같은 행동을 답습하는 다른 사람들을 도왔다. 임상의로서 나는 우리 안에 나르시시즘이 너무 적든 너무 많든,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_ 들어가는 말
나르시시즘은 고치기 힘든 성격 결함이나 심각한 정신 질환, 또는 소셜 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는 문화적 질병이 아니다. (…) 사실 나르시시즘은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성향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싶은 인간의 충동 말이다.
실제로 지난 25년간 심리학자들은 대다수 사람이 지구상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확신한다는 증거를 엄청나게 많이 수집했다. 방대한 연구 결과, 심리학자들은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다.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오만한 얼간이나 반(反)사회적 인격 장애자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_나르시시즘은 정상적인 인간 성향이다
우리는 종교를 통해서든, 부모를 통해서든, 문화를 통해서든, 특별대우를 받고 싶어 하거나 특별히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욕구는 나쁘다는 생각을 주입받았다. “넌 뭐가 그렇게 특별하니?”라는 말은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말의 진짜 의미는 “네가 뭔데 그렇게 특별한 사람처럼 굴어?”다. 전 세계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이타심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긴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자신이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다.
_나르시시즘은 하나의 스펙트럼이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이를테면 외로움이나 슬픔, 혼란에 빠져 있거나 정서적으로 약해져 있을 때는 나르시시즘이 극적으로 올라간다. 성인이라면 병에 걸리거나 이혼하는 등의 큰일을 겪을 때 자존심을 유지하려고 애쓰면서 아집이 강해지곤 한다.
보통은 십 대 때 나르시시즘이 절정에 이른다. 청소년들은 흔히 ‘나는 뭐든 할 수 있다’고 확신하듯이 행동한다. 마치 자기가 자연법칙과 인간이 만들어놓은 법 위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_나르시시즘은 하나의 스펙트럼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영유아기에 인간은 자신 안에서 세상이 시작되며, 최소한 세상의 흥미로운 것들은 모두 자신 안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 프로이트는 이 과정을 ‘1단계 나르시시즘’이라고 불렀다. 이 단계는 단순히 건강한 발달 과정일 뿐 아니라, 친밀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보았다. (…)
그러나 프로이트는 성인의 나르시시즘을 즉각 비난했다. 만약 우리가 어린 시절의 특성을 버리지 않는다면, 허영심과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이어져서 현실에서 소외되고 과대망상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인의 나르시시즘을 대하는 프로이트의 이런 이중적 시각은 엄청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_나르시시즘은 어떻게 금기어가 되었나
코후트와 케른베르크는 학회와 논문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피력하며 팽팽한 싸움을 치렀다. 그러나 1981년에 코후트가 암으로 사망한 뒤 케른베르크는 학계의 주목을 홀로 만끽했고, 악성 나르시시즘에 관한 그의 견해는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케른베르크의 견해는 역사가이자 사회 평론가인 크리스토퍼 래시(christopher Lasch)가 1979년에 발표해 인기를 얻은 《나르시시즘의 문화》를 통해 대중에게도 파고들었다. 이 책은 케른베르크가 제시한 파괴적인 나르시시즘의 무시무시한 이미지에 크게 의존했고, 마침내 대중의 마음속에서 나르시시즘은 악성 나르시시즘과 동의어가 되어버렸다. _나르시시즘은 어떻게 금기어가 되었나
트웬지의 이론은 미국의 급소를 찔렀다. (…) 자신은 특별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충격적인 이야기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비서 업무는 하찮아서 자기 수준에 안 맞는다는 생각에 불만 가득한 얼굴로 게으름을 피우는 행정 보조원, 상사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는 순간에 우스갯소리를 하는 신입 사원, 회의 시간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신입 사원까지, 트웬지 교수는 온갖 나쁜 행동을 나르시시즘의 영향으로 설명했다.
_나르시시즘은 어떻게 금기어가 되었나
우리는 모두 나르키소스와 비슷하다. 인생이라는 숲속을 걷고, 그 길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재능과 욕망이 있고,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싶은 욕구도 있다. 나르키소스가 숲에서 만난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기 얼굴이 비친 연못 속으로 자취를 감추는 대신, 사람들 곁에서 함께 담소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고 그들에 관해 묻고 함께 길을 걸었다면, 그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해보라.
_행복하고 열정적인 삶
기억에 남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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