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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내 감정을 읽는 시간 - 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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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읽는 시간

변지영

<내 마음을 읽는 시간>(2017)의 변지영 작가가 삶을 위한 심리학의 새 관점들을 소개한 전작에 이어, 충만한 삶을 위한 '감정의 재구성'에 초점을 맞추어 저술한 책이다. 궁극적으로 '내 감정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감정을 관찰하고, 알아차리고, 변화하는 감정을 인지하여 재구성하고 결국은 관점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일상을 재발견하는 과정이, 심리상담 사례, 저자의 경험, 영화 및 소설의 에피소드 등의 '이야기' 속에서 펼쳐진다.

내 마음을 읽는 중요한 실마리 하나는 ‘감정’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정서적으로 주도적인 삶을 살까? 늘 감정 앞에 작아지거나 끌려가듯 살아가느라 내 삶이 이토록 힘겨운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쯤 용기를 내어 마음의 풍경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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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려 애쓰고, 불편한 감정을 밀어내거나 없애려고 할수록 오히려 그러한 것에 주의attention가 집중되고 시야가 좁아져서 본의 아니게 고통스러운 감정에 더 얽매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내 마음에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든 그것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면서 지금 자신의 상황에서 필요한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내게 지금 중요한 행동에 전념하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편한 감정은 어느새 사라지거나 다른 것으로 바뀌어 있게 된다는 역설적인 원리입니다. 참으로 간단하면서도 이치에 맞는 설명이지요.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의 내용에 집착하며 좋은 것으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맥락’을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주의를 유연하게 확장해 효과적인 선택을 하게 해줄 수 있지요. _프롤로그. 감정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혜진은 복잡한 사정을 처음으로 누군가에 털어놓고 나서도 몇 달이 지나서야 서서히 그 고통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부모를 모두 잃었지만, 충분히 슬퍼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해 슬퍼하고 미안해할수록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덩달아 올라오고, 그러면 그 분노 때문에 자신이 망가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떤 감정 하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눌려 있으면 그와 관계된 다른 감정들도 모두 숨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면의 고통은 심하지만, 스스로도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공연히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지요. _1부. 알 수 없는 감정들 > 슬픔의 재구성: 고통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

처음 상담을 시작했을 때 수진은 ‘공황장애라는 이 몹쓸 병을 고쳐 정상적인 내 모습으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의 고통과 불행을 덜기 위해 기계처럼 일만 하는 삶이 수진에게는 ‘정상’이었지요. 그런 일상만이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삶이었고, 그 상태 그대로 돌아가지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났습니다. 하지만 사실 수진의 삶은 동생의 죽음과 동시에 이미 멈춰버린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중략)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등은 외면하고 기계처럼 살아왔습니다.
20년 동안 그렇게 풀가동되던 기계가 이제 멈춰버린 것입니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수진은 서서히 깨달았지요. 이대로는 더 이상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요. 그간 자신의 동력으로 삼았던 죄책감이 결국 자신을 완전히 태워버렸다는 것을요. _2부. ‘나’ 자신이 드리운 그림자 > 죄책감의 재구성

때로는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밀려오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피하고 싶은 감정이라 해도 하나하나 귀 기울여보면 어느새 다른 감정과 생각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미처 몰랐던 일상의 소중한 구석을 발견해낼 수도 있지요. 어느 누구도 감정을 마음껏 다룰 수 없고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재발견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감정의 재구성이자 일상의 재발견입니다. _4부. 우리를 ‘변화’시키는 순간 > 일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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