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우리는 공자의 말을 되새겨 자신을 반성하고 ‘곤궁한 상황’이나 ‘즐거운 상황’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생은 바다와 같다”라는 말이 있다. 오르락내리락하고 굴곡이 심한 인생의 모습을 바다에 비유한 것이다. 바다 날씨는 예견하기 힘들다. 바다는 언제나 불확실성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우리의 삶도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어진 마음은 변화무쌍한 바다를 헤쳐나가는데 큰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군자와 소인을 구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내면에 어짊을 키워야 한다.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싫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진 사람은 사람을 싫어할 수 있지만, 모두와 함께 협력하며 조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것이 공자가 추구한 어진 사람의 경지였다.
어짊은 편안하고 적합하며 쾌적한 상태이다. 진정으로 어짊을 추구한다면 공자가 제시한 요구가 지나치게 높지 않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 진심으로 편안한 상태에서는 억지로 의식하면서 자기 행동을 단속할 필요가 없다. 밥을 먹을 때나 급박하고 곤궁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으로 변할 필요 없이 자신의 평상시 편안하고 쾌적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군자는 의로움이 밝고”와 “소인은 이익에 밝다”라는 것은 상반되는 가치관이며 인생관이다.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타인을 물론 자기 자신을 평가할 수 있다. 상대방이 의로움과 이익 중에 어떤 것을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군자나 소인에 가까운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자기 성찰이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의로움과 이익 중에서 어떤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이다.
공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고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고에서만 멈출 것인가, 민첩하게 실천으로 이어나갈 것인가는 미래의 길을 트기 위한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제자리 걸음으로 생각만 할 것인가, 행동으로 옮겨 한 발을 내디딜 것인가 지금 고민 중이라면 당장 일어나 움직여라.
『논어』는 정보화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참고하고 깨닫고 생각할 만한 실마리들을 제공해 준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과의 만남은 직접적인 대면보다는 SNS 등 온라인을 통한 만남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공간에서도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 공자의 시절과 우리의 시대를 비교하며 『논어』를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논어를 독해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이것이 바로 고전을 읽는 이유이다.
공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 강조하고자 하는 것 이외의 것은 섣불리 이야기하지 않았다. 말이 많고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공자다운 모습이다. 그렇기에 3천 명의 제자들이 시시때때로 궁금한 것을 물어도 때로는 ‘나는 모른다’, ‘나는 알지 못한다’, ‘훗날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대답을 회피했다. 이는 현명한 자의 처세다. 주변에는 잘 알지 못하면서도 ‘모른다’는 것이 창피해 얕은 지식으로 얼버무리는 사람들이 있다. 공자의 말대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다.
공자는 과거의 일들을 내려놓는 방법으로 “과거의 악행을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거의 악행을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악행은 어떤 인연들과 원인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다. 무수히 많은 원인이 하나로 모여야 비로소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들의 조합은 계속 변화한다. 따라서 과거의 악행을 원망하는 것은 소용이 없는 일이다. 실패한 일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제 뜻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한다. 다 때려치우고 농사나 지을까? 이민이나 가버릴까? 낚시나 하며 살까? 공자 역시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던 지라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바다를 찾았다. 아무렴 어떨까? 자로처럼 충직한 제자가 하나라도 있다면 무엇을 하든 든든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우리도 공자처럼 어디를 가든 믿을 수 있는 사람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중용은 가장 알맞은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다. 모든 일을 알맞게 하려면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고 연구해야 한다. 반면 사람들은 옳고 그름, 흑백논리, 이것 아니면 저것과 같이 극단적이고 단순한 답을 좋아한다. 인터넷에서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콘텐츠는 어떤 것일까? 연예인들의 스캔들, 폭로성 기사, 미담, 맛집 등 짧고 단순하면서 극단적인 내용들이다.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것을 사람들은 어려워한다. 하지만 우리의 뇌가 복잡한 절차를 싫어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배움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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