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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 - 루크 버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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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

루크 버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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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멜초프는 18개월 된 아기들 앞에서 연기를 했다. 실험에서 한 성인이 둥근 튜브에서 덤벨 모양의 장난감 을 떼어내려고 하는 시늉을 했다. 그가 장난감을 떼어내려고 안간힘 을 쓰지만 손이 한쪽 끝에서 미끄러졌다. 다시 시도하자 이번에는 다른 쪽에서 손이 미끄러졌다.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그는 장난감을 떼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분명히 실패했다. 그가 행동을 마치자 연구자 는 아기들에게 그 대상을 보여주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아기들은 덤벨을 집어 들고 즉시 떼어냈는데, 50번의 실험에서 40번을 그렇게 했다. 아기들은 어른이 한 행동을 따라 한 것이 아니라 어른이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모방했다. 그들은 표면적 행동 이면에 있는 것을 읽은 것이다.

여러 통계에서 테슬라 주식 투자자들에게 정보 이상의 것이 주가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했음에 틀림없다. 랠리 이틀째인 2월 4일 당시 역사상 최대 규모인 550억 달러 이상의 테슬라 주식이 거래 됐다. 같은 날 사람들이 “과연(Should I)”으로 구글 검색을 시작하면 “과연 테슬라 주식을 사야 할까(Should I buy Tesla stock)?”로 질문이 자동 완성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테슬라를 사고 싶어 하는지를 구글로 검색한 후 자신이 테슬라를 살지 말지 결정하려고 한다. 내 생각에 이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바로 모방 욕망이다. 욕망은 통계의 함수가 아니라 타인의 욕망의 함수다. 증권시장 애널리스트가 ‘집단 정신병(mass psychosis)’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신병과 거리가 멀다. 이것은 지라르가 50여 년 전에 발견한 모방 욕망 현상이다.

재귀성에 대한 소로스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재구성할 수 있다. 바람직한 참가자들이 서로 상호 작용하는 상황에서 참가자들 욕구 간의 쌍방향 상호작용이 이뤄진다. 그 상황은 마치 트램펄린 안에서 다른 사람 이 바로 당신 옆에서 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트램펄린에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홀로 점프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발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낭만적 거짓)로 어떤 것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실제와 다르게 보이게 된다. 2003~2016년까지 투자자들은 앞서 언급한, 스티브 잡스를 따라 했던 엘리자베스 홈즈에게 7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의 회사인 테라노스는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투자자금 덕분에 홈즈는 실리콘밸리에 으리으리한 본사를 짓고 유능한 전 직 애플 직원들을 고용했으며 월그린스와 수익성 높은 계약을 성사 시켜 홍보 자금을 마련했다. 이 모든 것들을 본 신규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투자금을 내놓았다.

학생들이 나를 찾아와 이모나 삼촌, 친구 또는 직업 컨설턴트에게 회계학을 전공할 경우 안정적인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설교를 한참 들었다고 얘기할 때마다 좌절하곤 한다(여기서 회계학을 예로 들었지만, 어느 전공이든 다 해당되는 얘기다). 회계학에 자질이 전혀 없는 학생들조차 자신이 들어선 길에 대해 뒤 늦게 후회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회계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이 훌륭한 모델이 되어주었을 뿐이다. 그들의 삶은 평온해 보였고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보였다. 내가 물었다. “자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 회계학인가” 학생들이 대답한다.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요” 그들은 마치 먹어본 적 없는 수백 가지 음식들로 가득 찬 외국 뷔페에 있는 것 같다. 그들이 앞으로 할 첫 번째 행동은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의 뒤에 줄을 서는 것이다. 우 리 모두 그렇게 할 것이다.

특정 유형의 프로젝트(팀 대 개인, 목표 지향적 대 이념 지향적)나 활동(스포츠, 예술, 연극, 피트니스 형태의 운동) 등에 계속 끌리지만 다른 것에는 끌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동기부여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 만약 당신이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지칭할 수 있다면 당신은 두터운 욕망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계를 밟은 셈이다. 그 패턴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요즘 직원 면접을 볼 때 내가 첫 번째로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이 살면서 잘했던 일, 그리고 그 일이 어떤 성취감을 주었는지에 대해 말해주세요.” 이 질문은 그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이 간단한 질문이 개인과 공동체 간의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도해왔다.

욕망의 유사성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 로봇의 유사성이 인간의 욕망을 침해한다고 상상해보자. 욕망이 같은 대상에 집중되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인공지능이 진짜 위험한 이유는 언젠가 우리보다 더 똑똑한 로봇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직업, 배우자, 꿈 등 우리가 원하는 것을 동일하게 원하는 로봇이 출현하는 것이다. 로봇이나 인간의 조작적 욕망은 인류 미래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제기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 끝머리에 이런 말을 남겼다. “하지만 우리 또한 곧 자신의 욕망을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직면한 진짜 질문은 ‘무엇이 되고 싶은 가’가 아니라 ‘무엇을 원하기를 바라는가’다. 이 질문에 겁을 먹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도 그 문제를 충분히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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