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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법정의 고수 - 신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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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고수

신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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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결국 승리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관점이 승리한다. 어떤 경우는 선입견과 편견이 깨지고 가해자였던 사람이 피해자임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 어떤 사건에서는 판단하고 처벌하기보다는 이해하고 화해하는 방향으로 분쟁이 해결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개인사에는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창의적인 해결 능력 역시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신뢰와 애정을 그 자양분으로 삼는다는 것, 지금 변호사인 나 역시 사건을 해결하면서 항상 느끼는 점이다.

꼭 그렇지는 않아. 판결문을 써보지 않았더라도 판결문을 가지고 연구하면 되지. 무죄판결문을 보면서 판사들이 쓰는 용어, 논리 구조, 글투 같은 것을 따라 연습해보는 거야.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그 사람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 아니겠어? 마치 영어를 하는 사람에게 영어로 이야기하고, 어린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용어로 야단을 쳐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에게 익숙한 언어로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될 수밖에 없어.

“소송은 생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소송은 시작할 때, ‘사실이 이러이러하므로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쉽게 단정 짓기 어렵다. 불쑥 새로운 증거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당사자의 마음이 바뀌어서 해결의 실마리가 엉뚱한 데서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쉽게 승소를 장담할 수도, 패소를 예상하고 포기할 수도 없다. 소송은 살아 있다.

재판장님은 나에게 뭔가를 전해주려는 듯한 눈빛으로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무슨 의미로 저런 말을 하시나를 생각하며 나도 재판장님을 바라보았다. 와이셔츠는 완전히 땀에 젖어 물에 들어갔다 나온 듯했고,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은 턱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호흡은 전혀 흐트러짐 없이 다시 한번 나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명백한 위법 사유를 찾으세요. 어느 대안이 더 낫다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어요. 계획노선 결정 자체의 위법 사유를 찾아보시라고요.”

공정한 눈으로 본다는 것은, 양쪽 당사자의 입장을 반반씩 본다는 뜻이 아니라 양쪽 당사자 입장을 모두 온전히 본 다음에 균형 잡힌 판사의 눈으로 다시 본다는 뜻이다.

판사야말로 살아 있어야 한다. 판사는 법을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판사가 법을 고치지 않으면 국민이 고달파진다. 법이 삶의 장애가 된 국민의 비명이 쌓인 뒤에야 법이 고쳐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사건 속 변호사인 나는 끊임없이 시도하고, 몇 번은 성공하고 또 몇 번은 실패한다. 원하던 최상의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는 의미에서는 실패인 것이다. (……) 실패했을지라도 온몸을 던져 부딪쳐 보았기에 미련이 없었고, 다른 의미에서는 성공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문구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