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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 게일 가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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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게일 가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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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호스피스 환자, 트라우마 생존자, 의사 등 수천 명을 만나본 뒤에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생물학적, 환경적 요인과는 무관하게 회복탄력성은 모든 사람의 내면에 본성적인 자질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내면의 힘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회복탄력성이 높으면 내 인생의 작가가 되어 과거에 벌어진 일과 상관없이 새롭게 엔딩을 써내려갈 수 있다는 것도 배우지 못했다.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존중하는 것이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유익하다는 사실도 몰랐다.

20여 년 전만 해도 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청년기부터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근의 뇌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상은 정반대다. 뇌의 구조와 기능은 ‘말랑말랑’하고, 일생에 걸쳐 쉬지 않고 변하는데 이러한 능력을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생각, 행동, 경험의 변화에 적응해 뇌는 계속 변한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기막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신경가소성은 이 책에서 배울 여러 훈련법의 과학적 기반이 된다. …… 놀랍게도 우리가 훈련하는 것이 진짜 우리 현실이 될 수 있다. 긍정적 경험이나 강점, 성공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고 생각하면, 관련된 신경 연결 회로가 자라나고 뇌는 긍정성에 집중한다. 반면, 원망과 불만이 가득해 계속해서 스스로를 비난하면 부정성을 키우는 셈이 된다.

‘소소한 교류의 순간들(micro-moments of connection)’이 신뢰를 쌓고 감정 관리 능력을 키우고 과거를 치유하면서 회복탄력성을 강화한다. 작지만 유의미한 경험에 주목할수록 더 많은 유익을 만들어내고 더 강한 회복탄력성을 얻게 된다. 소소한 교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인간관계도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생물학적 가족과의 유대뿐 아니라 친구와의 우정도 중요하다. 깊은 교류는 친구나 직장 동료, 신앙공동체, 특수 이해 집단, 온라인 게시판 회원들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꼭 죽마고우여야만 관계의 유익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최근에 친해진 지인에게서도 오래된 친구만큼이나 정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대인관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다수의 피상적 관계보다 깊이 있는 한두 명과의 관계가 우리를 더 풍성하게 한다.

회복탄력성 계발에 중요한 도구들을 사용하려면 먼저 ‘마음챙김’ 훈련이 필요하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마음챙김은 현재의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만들어낸 허구적인 서사(narrative)와 내가 직접 경험한 실재를 구별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말하는 죄책감, 수치심, 원망의 이야기가 실제로는 허상임을 알게 된다. 마음챙김을 수행하면 과거를 곱씹거나 허무맹랑한 소설을 쓰는 일을 멈출 수 있다. 무엇보다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 현재의 순간으로 돌아올 수 있다.

끈기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어떤 난관이라도 극복하려면 먼저 난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인생의 궤도에서 이탈할 때가 있고 인생은 원래 그렇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위로가 된다. ……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만 해도 그 자체로 생산적인 한 걸음이 된다. 우리는 어떤 것에 저항하거나 격분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것이 성격이나 감정 같은 내적인 것이든 육체적 고통이나 엇나간 타이밍이나 힘겨운 상황 같은 외적 요인이든 말이다. 머릿속에서 무수한 대화를 나누며 상황에 매몰되고 상심한다. 상황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쳇바퀴에서 계속 맴돌기 때문에 끈기를 가지고 나아갈 수 없다.

‘잠시 멈춤’은 효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조절해 감정 불균형 상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 잠깐 세 번 심호흡하는 것만으로도 ‘리셋reset’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일깨워주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 잠시 멈춤은 여러 면에서 유익하다. 무슨 일이든 의도적으로 멈추는 것이다. 지금의 사고와 행동을 끊고 그 안에 진짜 무엇이 있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의식하지 못한 채 자동 주행 모드로 삶을 운행할 때가 많다. 잠시 멈춤은 자동 주행 모드에서 벗어나 의식을 온전히 깨운다. 의식이 깨어나면 비로소 모든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낙관주의가 회복탄력성에 좋다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긍정적 감정과 마찬가지로 낙관주의도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다. 7만여 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낙관주의가 강할수록 암이나 심장 질환, 뇌졸중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현저히 낮았다.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긍정적 관점을 가진 사람의 심장마비 발생률이 부정적 관점을 가진 사람에 비해 3분의 1 정도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낙관적인 사람이 비관적인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나 기타 심혈관계 발병률도 13퍼센트 정도 낮았다. 낙관주의는 시험 성적, 보험 설계사의 매출 실적, 운동선수의 부상 회복 속도와도 비례한다고 알려졌다.

자기돌봄은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나를 돌볼 줄 알면 타인을 돌볼 수 있고 맡겨진 책임도 잘 완수할 수 있다. 보육 근로자, 트라우마 치료사, 의사, 간호사 등 타인을 돌보는 이들에게 자기돌봄은 스트레스를 감소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나부터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다음 다른 사람의 산소마스크 착용을 도우라는 항공 안전 지침을 들어봤을 것이다. 자기돌봄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비유다. 자기돌봄은 어떤 특정한 활동일 수도 있고 그냥 좋은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등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

기억에 남는 문구

아무리 분주해도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돌봄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 도입부를
새롭게 쓸 수는 없겠지만,
엔딩은 얼마든지 새롭게 쓸 수 있다.
우리가 마주했던
역경과 트라우마는 바꿀 수 없다.
출생 배경과 가정도 바꿀 수 없다.
과거의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행동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당장 오늘부터
인생의 새로운 엔딩은 써나갈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써 내려가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