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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 - 오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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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

오세진

오세진 에세이. 저자는 서른이 넘도록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이었다. 무엇 때문에 멈추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모른 채 그녀는 결국 세 번 연속 닥친 교통사고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직면해서야 깨달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세상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그녀는 삶에서 쉬운 길이 아닌 바른 길을 선택했고 부단한 노력으로 외면의 건강한 몸을 갖게 되었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 책은 행복하다는 것은 진심으로 어떤 것인지, 그냥 열심히만 살았을 뿐인데 왜 이렇게 상처받는 것인지, 불안하고 불편한 감정들은 무엇 때문인지, 그동안 저자의 다양한 경험들을 나누며 공감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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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내 몸과 마음에 드러나는 여러 가지 상흔과 생채기를 통해 몸과 마음이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있으며 이 둘이 통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명확히 느끼고 있다. 우리는 몸을 통해 살고,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설익은 글을 남에게 보여주는 용기, 내 부족한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용기, 나의 무지를 인정하는 용기, 그럼에도 꾸준히 다시 쓰는 용기가 필요하다. 심기일전하고 용기를 가지고 부끄러움을 극복하며 유희의 글쓰기를 지속하려 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알고 있는 작가다. 글쓰기는 삶의 기록이다.

첫 사랑, 첫 여행, 첫 도전, 첫 키스, 첫 직장, 첫 자동차, 첫 책 등 ‘처음’인 모든 것은 나에게 엄청난 의미와 성장을 가져왔다. 우리의 삶 자체가 새로움의 연속이다. 새로운 장소에 가고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하며 처음 맞이하는 모든 것들이 주는 설렘을 느끼고자 한다.

사랑은 명사가 아닌 동사다. 오로지 내 앞의 한 사람만 보이고 상대에게 집중되는 상태다. 중간의 모든 단계가 생략된 듯 어제 봤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통해 이런 게 바로 운명이며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만났다며 한껏 들뜬 마음을 표현한다. 이번만은 확실하다며 내 느낌을 믿어본다.

나는 내 속마음을 알고 싶을 때 글을 쓴다. 묻어놓고 외면하며 차마 달래주지 못한 일들과 감정을 글로써 달래주는 경우도 있고, 복잡하게 엉켜 머리를 짓누르는 생각들에 대해 스스로 정리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글쓰기는 내가 나에게 하는 고백일 수도 있고 그 누군가를 향한 수줍은 마음의 표현일 수도 있다.

불안함, 불편함, 고통, 불행이 산재해 있는 삶. 오죽하면 행복이란 불행과 불행 사이에 잠깐 찾아오는 휴식 같은 거라는 말이 있을까. 암튼 수시로 찾아오는 힘든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지는 스스로의 몫이고 선택이다. 자책하며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그 안에서 다시 일어날 힘과 기회를 찾을 것인가.

모든 게 선택의 문제 아니겠는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함이다. 내가 내 몸을 믿을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고 싶다. 근력은 재력으로 살 수 없기에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젊지 않은 시절을 상실과 좌절에 휩싸여 한탄만 하고 있기보다는 신체를 단련하는 쪽으로 부단히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달린다.

나이 든다는 것은 성숙해짐과 동시에 전에 없던 지혜로움을 함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꼰대’, ‘늙은이’, ‘쇠한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말들은 그 느낌부터 어딘가 마음이 편치 않다.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나잇값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어떤 일에 대한 순위가 중요하거나 결과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나는 선택하는 행위자이며, 자유로운 행위자, 그리고 그 일에 책임지는 행위자’로 사는 실존적 인간이고 싶을 뿐이다.
지금의 작은 망설임들이 모여 큰 미련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꽂히면 간다. 너무 자주 다양한 것에 꽂히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하나뿐인 인생을 걸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은 살았지만 죽어 있는 셈이다.

다리가 가는 대로, 몸이 나아가는 대로 달려본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지금의 속도를 가늠해본다. 그렇게 뛰다보면 뜨겁게 타올라 터지기 직전의 심장박동을 느끼게 되고 좀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이끌게 되는 순간이 온다. 온몸으로 햇빛을 느끼고 온 마음으로 공기를 마신다. 달릴 수 있음이, 살아 있음이, 모든 순간이 감사함으로 물든다.

나는 떠나는 여행자로 살고자 한다. 떠나는 이유는 잘 돌아오기 위해서고, 지금 이곳,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 세상이라는 놀이터에서 마음껏 떠돌며 제대로 즐기는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다시 오지 않을 지금을 위해서 말이다.

내 삶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나만의 색깔로 자신의 세상을 채색하고 바라보고 물들여야 한다. 나만의 컬러가 없으면, 세상은 모두 무채색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 속에 묻혀 살아가게 된다. 나로 태어나 나답게 살지 못하고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맞춰 이리저리 흔들리며 자신의 주관 없이 사는 삶은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곁에서 함께 갈 수 있는 동반자다. 필요에 의해 모였다 풍화되는 관계가 아닌 오랜 시간 마음을 나누며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오래 갈 수 있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곁에 있다면 그 삶은 행복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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