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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당신이 생각만큼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 - 앨런 제이콥스(Alan Jac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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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만큼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

앨런 제이콥스(Alan Jacobs)

제대로 생각하며 산다는 건 생각보다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제대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생각이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생각과 판단을 하고 있는지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성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많다. 무엇보다 그것이 옳은 길이다.

저자는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파장과 맥박에 무관심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적당히’가 아니라 ‘제대로’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기를 주저하고, 인내심을 기르며,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이 책은 우리를 인간답고 의연하게 만들어 주는 ‘생각’에 대해 다룬다. 생각에 대한 게으른 습관을 접고, 날카롭고 예민해진 마음을 접게 하며, 파도치는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잡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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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래 전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 의사는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지 못했다. 나는 꾸준히 운동해 왔고, 심장도 튼튼했으며, 뚜렷하게 잘못된 것이 없었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 재발되자 덜컥 겁이 났다. 다행히 한 의사가 문제를 밝히기 위한 질문들을 던진 끝에 통증이 시작되기 전 장기간 심한 기침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기침이 가슴 근육에 부담을 주어 통증을 유발한 것이었다. 게다가 흉통 때문에 근심에 휩싸이면서 그에 따른 불안이 근육을 더욱 긴장시키고 통증을 악화시켰다. 이는 다시 불안을 심화시켰다. 부정적 요소들이 서로를 강화하는 전형적인 악순환이었다. 내가 최선의 치료법이 무엇인지 묻자 의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진단이 곧 치료입니다. 이제 심각한 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머릿속에서 스트레스가 줄면 가슴 근육이 받는 스트레스도 줄어들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쳐집니다.”
마찬가지로 지금부터 긍정적인 처방을 제시하겠지만, 참된 성찰을 방해하는 힘들이 무엇인지 ‘알고’,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기만 해도 치료의 첫 단계를 밟는 셈이다.

-<들어가는 글. 우리가 생각만큼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서

다른 사람들 없이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은 반드시, 철저히, 멋지게도 사회적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스스로 생각했다’는 칭찬에 담긴 속뜻은 대개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처럼 말하지 않고 내가 인정하는 사람들처럼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길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대개 그가 어디서 악영향을 받았는지 살핀다. 누군가로부터 나쁜 물이 들었다거나, 특정한 종류의 책들을 너무 많이 읽었다거나, 특정한 말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거나, 특정한 영화들을 너무 많이 봤다는 식이다. (중략)
우리는 어떤 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때, 그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도 명확하고 객관적이어서 혼자서 해낼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봐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주성과 정확성, 혹은 사회적 사고와 오류는 아무 상관이 없다.

-<Chap. 1 생각 시작하기: 혼자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이유> 중에서

내부 패거리의 끌어들이는 힘은 대단히 강력한 부패성을 지닌다. 절대 스스로 사악함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일조차 없다. 루이스는 이런 사실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예언’을 한다. “여러분 가운데 10명 중 9명은 악당이 될지 말지 선택하는 순간을 맞을 텐데, 그 순간은 그렇게 요란하지 않을 겁니다. (중략) 그저 커피를 마시며 농담을 나눌 때 사소한 문제인 것처럼 슬쩍 암시가 들어올 겁니다.” 그 순간을 맞았을 때 “버티지 않으면 끌려 들어가는 겁니다. 이득을 보거나 편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 순간 따뜻한 차가 입술 근처에 있는데 다시 추운 바깥세상으로 내몰리는 걸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아주 나쁘지 않은’ 사람들은 이처럼 교묘한 수단을 통해 ‘아주 나쁜 짓을 하도록’ 이끌린다. 그리고 이런 행동으로 인해 결국 아주 나쁜 사람이 된다.

-<Chap. 2 이끌림: 좋은 사람들이 나쁜 생각에 이끌리는 이유> 중에서

많은 사람이 상대가 다른 집단 소속이라면 기꺼이 부당하게 대한다. 게다가 가장 시사적이면서도 염려스러운 사실은 외집단을 처벌하려는 욕구가 내집단을 지지하려는 욕구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중략)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언제나 주도권을 쥐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다시 말해서 민주적 사회 질서 하에서는 정치철학자들이 말하는 ‘절차주의’, 즉 정치적으로 적대적이라 해도 같은 규칙을 따르는 데 동의하는 정신을 지키는 것이 타당하고 현명하다. 그래야 평화로운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Chap. 3 혐오: 우리가 생각보다 관용을 베풀지 못하는 이유> 중에서

대다수 사람은 흥미롭게도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려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다. 즉, 다른 목소리나 관점을 솎아내는 식으로 자신을 억제하고 통제한다. 주요 소셜 미디어는 너무나 방대하고 이용자들이 많아서 수신하는 메시지를 통제하는 한편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중략) 내부 패거리와 진정한 멤버십을 이룰 수 있는 공동체와의 차이를 구분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는 그 차이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외집단이 지닌 생각에 대한 태도를 통해 자신이 속한 사회적 환경이 생각의 측면에서 건강한지 판단할 수 있다. 인정받지 못한 사람의 글을 인용하거나 내집단의 입장과 다른 편에 있는 ‘잘못된’ 웹사이트를 열었을 때 누군가가 끼어들어서 “그런 쓰레기를 왜 읽느냐”고 타박한다면 대개 좋은 신호가 아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읽는 책이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이라고 해도 말이다.

-<Chap. 6 열린 자세와 닫힌 자세: 열린 자세를 갖지 못하는 이유와 열린 자세가 좋지 않은 이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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