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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제로 투 원 - 피터 틸(Peter Thiel),블레이크 매스터스(Blake M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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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피터 틸(Peter Thiel),블레이크 매스터스(Blake Masters)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탈 투자자인 피터 틸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들고, 미래의 흐름을 읽어 성공하는 법에 대해 말하는 책. 0에서 1이 되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면 세상은 0에서 1이 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한 기업과 사람들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낸다. 기존의 모범 사례를 따라하고 점진적으로 발전해 봤자 세상은 1에서 n으로 익숙한 것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

그는 경쟁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독점기업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명쾌한 논리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지금까지 당연한 통념으로 여겨졌던 ‘독점은 시장경제에 해롭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동안 우리가 경쟁 때문에 발전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경제학자들과 교육 시스템을 통해 주입된 이데올로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은 독점기업이 되어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만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독점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며, 성공하는 기업의 특징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책은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독점기업의 본질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어떻게 독점기업을 만들어 ‘0에서 1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을지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피터 틸이 말하는 ‘창조적 독점’은 앞으로 우리가 창업하고 경영하는 모든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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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의 모형을 모방하는 게 더 쉽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일을 다시 해봤자 세상은 1에서 n이 될 뿐이다. 익숙한 것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된다. 창조라는 행위는 단 한 번뿐이며, 창조의 순간도 단 한 번뿐이다. 그 한 번의 창조로 세상에는 낯설고 신선한 무언가가 처음으로 생겨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이 어려운 과제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지금 아무리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해도 미국 기업들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물려받은, 늘 하던 그 사업을 개선하고 또 개선해서 쥐어짤 수 있는 건 다 짜냈을 때 그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믿
기지 않겠지만, 그때는 2008년의 위기 따위는 우습게 보일 만큼 커다란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오늘의 ‘모범 사례’는 우리를 막다른 길로 이끌 뿐이다.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새로운 길이다.
공공 부문에서도, 사기업에서도 이미 거대한 행정 관료주의가 판치는 세상에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하면 기적을 바라는 사람처럼 비칠지도 모른다. 또 실제로 미국에서 회사 하나가 성공하려면 수백, 수천 개의 기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종들과 구별되는 것은 기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기적을 우리는 ‘기술(technology)’이라고 부른다. 기술이 기적인 이유는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기술은 우리가 가진 보잘것없는 능력을 고차원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준다. 다른 동물들은 그저 본능에 따라 댐을 쌓고 벌집을 만들지만, 인간만큼은 유일하게도 새로운 것을 발명할 수 있고 기존의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무엇을 만들지 결정할 때, 인간은 미리 주어진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 세상에 대한 계획을 새로 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나 배울 법한 이 기초적인 사실을 우리가 자주 잊어버리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대부분 했던 일을 반복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드는 방법에 관해 다룬다. 페이팔(PayPal)과 팰런티어(Palantir)를 공동으로 설립했고, 페이스북과 스페이스엑스(SpaceX)를 포함한 수백 개의 스타트업(startup, 주로 실리콘밸리 쪽의 신생 벤처기업을 이르는 말 - 옮긴이) 기업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내가 그동안 알게 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그동안 나는 성공과 실패의 수많은 패턴을 발견했고, 그 내용을 여기에도 공유할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이 책에 성공의 절대 공식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가 정신을 아무리 알려주고 싶어도 알려줄 수 없는 이유는, 그런 공식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다. 새로운 것, 더 나은 것을 발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풍요로움을 소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단순히 나머지 사회에도 좋은 기업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다. 정부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한쪽에서는 (독점방지법 위반 사례를 기소하는 방식으로) 독점을 색출해내려고 기를 쓰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발명품에 특허를 부여함으로써) 독점을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것이다. 사실 누군가가 어느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디자인을 가장 먼저 생각해냈다고 해서, 그게 과연 법적 구속력이 있는 독점권을 부여받을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을 디자인, 제조, 마케팅해 얻는 독점 이윤은 인위적으로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든 것에 대한 보상이다. 마침내 고객들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것에 대한 보상 말이다. 새로운 독점기업이 활발히 나타나는 것만 봐도 오래된 독점기업들이 혁신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애플의 iOS를 필두로 모바일 컴퓨팅이 부상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져오던 마이크로소프트의 OS시장 지배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더 이전으로 돌아가보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하드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독점에 왕좌를 내줬다. AT&T는 전화 서비스 부문에서 20세기 내내 독점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저렴한 휴대전화를 구입해서 아무 서비스 제공자나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만약 독점기업이 진보를 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위험한 존재가 되었을 것이고, 우리는 즉시 그들에게 반기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보의 역사는 곧 더 나은 독점기업이 전임자의 자리를 대신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다. 수년간 혹은 수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점기업은 혁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왜냐하면 독점 이윤 덕분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경쟁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야심찬 연구 프로젝트에도 돈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전문적인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왜 거듭제곱법칙을 보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거듭제곱법칙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명백하게 드러나는 특성이 있는데, 정작 우리는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전문가들조차 현재를 살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만약에 어느 회사가 독점이 될 잠재력을 지닌 기업 10곳에 투자한다고 상상해보자(이것만 해도 이미 통상적인 원칙에서 벗어난 포트폴리오다). 해당 기업들은 기하급수적 성장을 시작하기 전, 초기 단계에서는 서로 아주 비슷해 보일 것이다. 이후 몇 년이 지나면 10개 중 몇 개는 실패하고, 나머지는 성공하기 시작할 것이다. 기업 가치는 제각각이겠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지, 선형적으로 성장할지는 아직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면 포트폴리오는 더 이상 성공작과 실패작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다. 포트폴리오는 이제 압도적인 투자처 한 곳와 나머지 전부로 나눠진다.
하지만 문제는 거듭제곱법칙에서 최종 결과가 아무리 극명하게 나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매일매일의 경험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를 결정하고 초기 단계의 회사들을 돌보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가 그냥 보통의 회사처럼 보인다. 투자자나 기업가들이 실제로 매일매일 체감하는 것은 압도적 성공과 완전한 실패 사이의 극명한 대비가 아니라, 이 회사는 좀 더 성공하고 저 회사는 좀 덜 성공했다는 정도의 상대적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자기가 투자한 곳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벤처캐피털의 전문가들은 통상 가장 뚜렷하게 성공한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오히려 가장 문제가 많은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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