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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왜 나만 착하게 살아야 해 -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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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착하게 살아야 해

김승환

약속 때마다 습관처럼 늦는 친구에게 한마디 못하고, 은근슬쩍 부탁하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고, 불편한 말을 들어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인다. 싸우기 싫어 그냥 참고 넘어간다. 참다 보면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순간은 오지 않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이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라는 가면을 쓴 채 마음의 상처를 숨기고 표현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가정에서부터 상처를 받아왔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는 인생 전반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영향을 미친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의사 표현이 어색해지며,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때로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깊은 상처는 쉽게 낫지 않는 것처럼, 해묵은 감정은 단박에 극복하기 어렵다. 하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리고 꾸준히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언젠가는 아무리 오래된 상처라도 극복할 수 있다. 저자는 17년간 30만 명의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코칭해왔다.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 가면을 벗고 진짜 ‘나’를 드러내면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과도 잘 지내게 된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나는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고, 내 인생 역시 소중한 것이다. 이 책은 오랫동안 시달려온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솔직한 내 모습을 찾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개선할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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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전 착하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착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확신은 꽤 오래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생각과 감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었죠. 오랫동안 내 생각과 감정은 내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상대하는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따라 살면서 저는 꽤 힘들어했습니다. 배려였지만 내가 빠져 있는 슬픈 배려였고, 착 하지만 내가 빠져 있는 답답한 착함이었습니다.

경마장의 말은 앞만 보고 달리라고 눈 옆에 가림막을 합니다. 피해 의식은 마치 그 가림막 같습니다. 가림막이 있으면 세상을 보는 시야와 사람을 대하는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림막 안에 들어오는 사람하고만 친구가 됩니다.

커피도 자기만의 향이 있고, 새도 자기 소리가 있습니다. 커피가 녹차나 둥굴레차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참새도 제비가 될 이유가 없고요. 참새가 제비를 부러워하면서 제비 소리를 낸다면 어떨까요? 사람도 자기만의 향과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 캐릭터입니다.

상처는 감정의 찌꺼기가 쌓여 있는 흙탕물과 같습니다. 건드리지 않으면 맑은 물이지만, 발을 담그는 순간 아래 쌓인 감정들이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부정적 감정의 이름을 찾아 표현하는 것은 흙탕물 밑에 쌓였던 감정 찌꺼기들을 끄집어내 없애는 과정입니다.

마음이 평온하려면 좋은 것도 아니고 싫은 것도 아닌, 판단이 사라진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나뭇잎은 이슬이 고여 버티기 힘들어지면 주르륵 흘려보냅니다. 마음이 비교와 판단으로 힘들다면 이젠 그것을 흘려보내기 바랍니다.

젖은 옷을 옷장에 두면 안 되는 것처럼 상처받은 마음도 꺼내놓아야 합니다. 공기와 바람을 쐬어주어야 옷이 망가지지 않듯, 상처도 꺼내놓아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감정 표현을 참다 보면 속으로 ‘나는 이 정도로 착한 사람이야. 그러니 당신은 나를 인정해 주어야 해’라는 보상 심리를 품게 됩니다. 그런데 인정은커녕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이런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어떨까요? 아마 답답해 미칠 지경에 이르고 말 것입니다. “난 너를 위해서 참고 또 참았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 내가 그냥 참자”는 감정 조절이 아닌 회피입니다. 회피하지 말고, 표현하세요.

공감은 ‘상대의 입장’과 ‘나의 입장’의 관계에서 시작합니다.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나아지게 할 키(key)를 찾으려면, 문제가 발생한 시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상대와 나 사이에 있었던 사건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다 보면 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흠을 어떤 키로 풀어야 할지 생각하다 보면 항상 같은 대답이 나옵니다.

외로워서 결혼하면 결혼해도 외롭다는 말이 있습니다. 외로움을 채우려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외로움을 채워줄 역할’을 해줄 사람을 만난다는 뜻입니다. 외로움이 채워지면 그 사람의 역할이 끝나기에 매력이 사라지고 다른 것을 찾게 됩니다. 외로움이 채워지면 그 사람에게 나는 더 필요한 존재가 아니게 됩니다.

살다 보면 모든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리액션을 할지는 내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 상황을 내 삶의 디딤돌로 삼을 것인지, 걸림돌로 삼을 것인지는 내가 선택한 리액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타인의 칭찬이나 인정이 자존심을 지켜준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자존심이 자신에 대한 존엄이라면, 그것은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성숙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것입니다. 만약 종욱 님처럼 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흔들린다면, 그것은 버려야 하는 자존심입니다. 삶의 중심이 자신이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100퍼센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어떤 이유로도 누군가를 함부로 비판하거나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모두 그 사람만의 사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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