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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타이탄 -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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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페이팔·테슬라로 실리콘밸리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 일론 머스크, 전세계 유통·물류 시스템을 장악한 ‘아마존 제국의 황제’ 제프 베조스, 독특하고 기발한 홍보 전략의 달인으로 꼽히는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을 세운 폴 앨런. 이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엄청나게 성공한 기업가라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본업과 무관한 우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꿔온 네 명의 거물들은 이제 광활한 우주를 주목한다. 우주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만 있다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는 인류 최대 혁신이 펼쳐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모두 우주 탐사 기업을 세우고 개인 자산을 비롯해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며 지구 너머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금융 및 산업 전문 기자인 저자는 이들과의 독점 인터뷰와 밀착 취재, 수년 간의 언론 보도 등을 탄탄하게 엮어 그간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아직은 먼 미래라고만 알려져 있었던 민간 우주 개발의 현주소를 비롯해 실패와 도전, 경쟁과 싸움, 실패와 혁신이 복합된 이들의 모습은 때로는 흥미진진하고 때로는 경이롭게 느껴진다.

특히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회의 땅’을 놓고 머스크와 베조스가 벌이는 불꽃 튀는 경쟁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이기까지 하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산업을 지배할 새로운 블루오션을 알고 싶은가? 위대한 혁신가들이 꿈꾸는 미래와 대담한 비전을 공유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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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3년간의 연구 끝에 베조스와 그의 소규모 팀은 결국 ‘화학 로켓이 사실상 최상의 방안’이라고 결론지었다. 베조스는 “그건 단순히 좋은 방안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우주선을 멋지게 발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로켓의 재사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랐다. 당시 로켓은 대부분 소모품이었다. 즉, 1단계에서 우주로 탑재물을 쏘아올린 뒤 분리되어 지구로 떨어진 로켓은 바다로 추락하여 다시는 사용되지 않았다. 매번 발사에는 단 한 번의 발사를 위해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로켓과 로켓 엔진이 있어야 했고, 로켓은 단 한 번의 영광스러운 순간을 위해 벌침을 쏘고 목숨을 버리는 꿀벌과도 같았다. 그런데 만약 그럴 필요가 없다면 어떨까? 우주 로켓이 바다 깊은 곳에 처박혀 부식되고 버려지는 대신 비행기처럼 계속 날아갈 수 있다면?
‘이게 바로 우리가 찾고 있는 해결책이야.’ 베조스가 생각했다.

_ ‘멍청하게 죽는 법’ 중에서

“그건 더 이상 꿈이 아닙니다!” 버진 갤럭틱의 선언이었다. 광고는 효과적이었다. 팬암의 달나라 여행 신청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은 이번에도 여행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했고 좌석 예약에 2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브랜슨 버전의 우주비행 광고는 멋지고 섹시하며 할리우드적인 호소력도 있었다.
2006년 초, 버진 갤럭틱에는 이미 1,300만 달러의 예약금이 쌓였다.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가 티켓을 샀다. 애쉬튼 커쳐와 톰 행크스, 해리슨 포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예약자에 유명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60분〉에서 버트 루탄의 프로필을 본 후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라스베이거스 부동산 개발업자 켄 백스터는 자신이 첫 고객이라고 주장했다.

_ ‘닥치고 도전’ 중에서

발사 전 10초 동안의 카운트다운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엔진이 점화되었고, 오멜렉의 발사대에서 로켓이 이륙했다. 그러나 엔진은 비행 시작 후 34초 만에 작동을 멈췄다. 제작 팀원들은 로켓에 탑재 된 카메라의 생중계 화면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화면의 로켓 아래쪽으로 보이는 섬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작아지지 않았다. 관제센터의 누군가가 말했다.
“상황이 좋지 않군.”
이륙 59초 만에 로켓은 해변 바로 앞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수년간 이 로켓을 자랑했고 많은 자금도 투자해왔던 머스크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마음이 아파왔다.

_ ‘네잎 클로버’ 중에서

블루 오리진의 항의는 스페이스 X 직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39A 발사대의 시설 책임자는 불타고 있는 유니콘 100마리를 화염 덕트 내부에 그려 넣고 그 사진을 찍었다. 스페이스 X의 워싱턴 사무소 한쪽에 자리 잡은 회의실에는 베조스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TV 드라마의 후속작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주인공인 장 뤽 피카드 선장의 사진이 걸렸고, 그 옆에 붙은 말풍선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빌어먹을 블루 오리진에게 플로리다의 발사대가 무슨 필요 있어?”

_ ‘화염 덕트 안에서 춤추는 유니콘’ 중에서

머스크는 침묵했고, 눈을 감은 채 머리를 뒤로 젖혔다. 그렇게 2분, 그리고 그다음 3분이 지나도록 그는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그에겐 몇 가지 별난 버릇이 있었고, 스페이스 X의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의 생각 속으로 빠져드는 그의 기이한 행동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머스크와 인터뷰를 하려는 사람들은 ‘머스크가 침묵을 지킬 때는 뭔가를 생각하는 중이니 방해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고문들은 지금이 바로 그 순간임을 알고 있었다. 6분이, 이어서 그다음 8분이 지났다. 영원처럼 긴 침묵이었다. 당시 고문 중 한 명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머스크가 명상을 하러 다닌다는 거야 알았지만, 그렇게 긴 명상에 잠기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머스크가 눈을 떴다.
“소송, 겁시다.”

_ ‘우주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중에서

“오늘날엔 기숙사에 있는 두 젊은이가 인터넷을 통해 산업을 재창조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거대한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주에는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그런 혁신이 불가능하죠. 기숙사의 두 청년은 우주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우주 인프라 구축에 사용하길 원했다. 그것이 바로 베조스가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든 살이 되어 인생을 되돌아볼 때 저는 블루 오리진의 팀원들과 함께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우주에 도달할 수 있는 중공업 인프라를 구축한 주인공이라고 자랑스럽게 회고하고 싶습니다. 제가 인터넷의 혜택을 받았듯 다음 세대가 우주 인프라를 활용하여 창의적이고 혁신적 인 발전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주 행복한 80세 노인으로 살아갈 겁니다.”

_ ‘위대한 전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