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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일본 관찰 30년 - 염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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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찰 30년

염종순

혁신보다는 개선을 선호하는 습성, 기존 질서를 바꾸는 것에 대한 폐쇄적인 자세, 이익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업체 간 담합, 편향된 정보로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미디어…… . 일본의 현주소다. 《일본 관찰 30년》은 일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하여 앞으로 흥망성쇠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가장 객관적인 책이다. 국내 최고의 일본 전문가 염종순 박사가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일본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결과물이다.

그동안 일본은 우리에게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경쟁자이자, 배워야 할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한국이 일본을 따라가는 입장이었으나,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는 모든 분야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본이 처한 이러한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동안 한국이 일본을 배우면서 성장해왔던 사실을 근거로 무조건 선진국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일본 편향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일본의 현실을 파악하는 데 아직도 오류가 많다.

앞으로 일본이 정보화 사회로 더욱 발전하려면 많은 부분에서 한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그들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우리의 멀지 않은 과거가 그들과 같은 입장이었으므로, 한국 기업이 일본의 정보화에 참여하여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 ‘일본은 지금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일본을 해부하고 그들의 욕망을 읽어낸다. 이 책은 기업과 정부 그리고 개인들에게 꼭 필요한 사고의 전환과 성찰을 통해 ‘일본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간결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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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한국인은 ‘혁신’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일본인은 ‘개선’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개선은, 도요타가 카이젠(개선의 일본식 발음)이란 고유명사를 세계에 퍼뜨릴 정도로 유명한 단어이다. 아주 느린 속도지만 개선을 거듭하여 어느 순간, 고객이 변화를 눈치채기 전에 무언가를 바꾸어 나간다.
패러다임의 전환 간격이 점점 짧아지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의 급진적인 사고방식은 딱 들어맞는 것 같고, 일본의 차분히 천천히 조금씩 무언가를 바꾸어가는 아날로그 방식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날로그의 장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최첨단 기술로 모양과 형태가 진화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지만, 주행감과 안정감, 승차감 등 꼬집어 표현할 수 없는 아늑함 등은 디지털로 흉내낼 수가 없다. 일본은 우리가 배워야 할 요소가 많은 나라이다. ‘청출어람’과 ‘타산지석’이라는 두 가지 방식 모두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일본인들은 화(和)를 무척 중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깨뜨리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 한 문화와 생각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결국 일본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다. 즉 화(和)가 화합(和合)으로 작용하면 좋은 효과를 거두지만, 담합(談合)으로 작용하면 패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지금의 일본은 담합의 시대로 보인다.

위안부 문제나 강제 징용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일본 정부는 왜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을 할 줄 모르는지 분노를 느끼는 분들이 많겠지만, 우리는 자국민들에게도 사과와 반성을 할 줄 모르는 ‘일본 정부’와 자국 정부에게 전쟁에 대한 책임과 사과를 요구할 줄 모르는 ‘일본 국민들’과 과거사를 논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렇다. 일본은 변하지 않는다. 역사를 돌아봤을 때 지금까지 일본이 혁신할 수 있었던 것은 흑선이 나타나 일본의 개방을 요구하며 위협했던 시기에 절실한 위기감으로 이루어낸 ‘메이지 유신’과 국토가 초토화가 되었던 ‘태평양전쟁’ 때뿐이었다.
일본은 새로운 출발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이렇듯 이들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오면 돌변할 것이다. 머지않을 그때가 오면 한국 기업에 커다란 찬스가 될 거라 기대한다.

일본인들은 지극히 실리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들을 분석하고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내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다. 일본은 본인들이 원하면 안 되는 것도 없고 원하지 않으면 되는 것도 없는 나라다.

객관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각종 솔루션은 일본 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인재 확보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 고객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분야에 한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과 협력을 위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도 상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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