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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소득의 미래 - 이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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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미래

이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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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일자리의 미래를 전망하는 말과 글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대안을 이야기하는 말과 글도 그만큼 많다. 기업의 미래와 그 대응 방안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람들의 실제 경제적 삶의 핵심인 소득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그 대안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전망과 대안은 거의 찾기 어렵다. (...) 이 책은 ‘소득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쓰였다. (머리말: 소득의 미래는 어떻게 바뀌고 있나)

모든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흑자 구간과 적자 구간을 오가며 산다. 인생의 어떤 기간에 사람들은 흑자를 낸다. 고용되어 받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으로 버는 사업소득이 소비지출보다 크다.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적자를 본다. 소비지출이 소득을 넘어서는 기간이다. (1장: 흑자 인생과 적자 인생을 오가며 벌어지는 일들)

수출 중심 경제성장 전략이 이어지면서 기업 간 양극화가 진행됐다.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에서 임직원 보수는 빠르게 올랐다. 그러나 민간 소비 부진 속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의 처지는 상대적으로 악화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기업-중소기업, 수출산업-내수산업, 취업자-미취업자로 나뉘었던 노동시장 구조는 이제 ‘수출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나머지’로 양분되어 고착됐다. 결과적으로 상위 10퍼센트 집단에게 소득이 극단적으로 편중되는 시대가 본격화했다.(3장: 국민소득은 늘었는데 내 소득은 왜 늘지 않을까)

이미 자본과 노동을 묶었던 고용이라는 고리는 해체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플랫폼 기업이라는 존재가 모델을 보여줬다. 자본은 이제 노동을 밀어내고 있다. 사람들은 고용계약 없이 플랫폼에서 일한다. 기업들은 최소한의 고용만 유지하면서 전 세계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기술이 가져온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4장: 노동자가 필요 없는 기업들)

왜 제조업을 계속 이야기하는가? 이곳의 일자리야말로 한국에서 ‘보통 사람’이 적정한 노력을 통해 가질 수 있으면서도 중산층 이상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소득을 보장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6장: 제조업 고용 위기, 보통 사람들의 위기)

모든 문제는 자동화와 로봇으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아니다. 로봇은 죄가 없다. 자동화하지 않았다면 사실 그만큼의 부가가치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가가치를 높이고 사회 전체가 만들어내는 부의 합을 늘림으로써 로봇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일자리를 늘리는 임무는 애초에 로봇의 것이 아니다. (...) 문제는 고용이다. 이건 사람의 몫이다. 사람은 제도를 통해 소득을 분배한다. 고용과 임금은 그런 제도 중 하나일 뿐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면 사람이 잘못한 것이다.(8장: 자동화는 죄가 없다)

흔히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생산에 기여하는 임금노동을 근간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형태는 사실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노동과 그에 합당한 처우가 거래되는 형태의 임금노동은, 자본이 노동을 고용하고 싶고 노동은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적절한 힘이 있을 때 가능한 특수한 한 형태의 분배구조다. (...) 인간이 월급에 매달려 생계를 유지한 것은 역사적으로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9장: 월급 없이 살 수 있을까)

이제 새로운 지향점을 국가가 기획해야 할 때가 됐다. 새로운 생산자들, 즉 흩어져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기업이 평화롭게 만나도록 설계도를 내놓아야 한다. 그 핵심은 ‘정규 고용’의 틀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사회정책을 기획하는 것이다. (10장: 왜 어떤 노동은 다른 노동보다 더, 혹은 덜 보호받는가)

사실 어려운 이들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가 똑같이 나누어 받되 많이 벌면 세금을 많이 내도록 하는 것이다. 누구도 비굴하게 살지 않고 당당하게 생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아예 처음부터 누구나 구분하지 않고 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욕 있는 사람이 복지 혜택을 받으려 일부러 소득 활동을 안 하는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고, 선별과 감독을 위해 공무원과 행정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13장: 소득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가)

기본소득은 이런 전환의 기로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형태의 소득안전망이라서 그렇다. 기존의 고용 보험과 공공 부조 제도의 약점을 잘 보완하고 있는 제도다. 기존 복지 제도는 사실, 대부분 20세기 초반 이전에 고안된 것들이다.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을 때, 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시기다. 시대에 맞는 파격적 대안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다. (17장: ‘기본소득’이라는 킹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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