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나는 이 책의 전반에 걸쳐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는(자신이 지식인이라 자부하지만 제대로 된 지식을 쌓았다고는 보기 어려운) 바보들이 범하는 오류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는 타인을 미혹시키고 말 그대로 정신 나간 소리만 해 대는 식자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책임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은행의 이익은 금융인들이 가져가고, 손실은 조용히 평범한 일반인들에게 전가되는 일이 계속된다면 여기서 발생하는 불균형은 반드시 커다란 문제로 표출되고 말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사회에 누적된 리스크가 파열음을 내면서 폭발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춰 볼 때, 타인이 나에게 좋은 일이라고 먼저 제안한 일은 언제나 내가 아니라 타인에게 좋은 일이었다. 이런 이들보다는 옵션 거래하는 사람들이 더 솔직하다. 이들은 자기가 이익을 내기 위해 투자할 계획인데 관심이 있으면 함께하자는 수준의 제안을 한다. 기억해라. 조언하는 것처럼 가장해서 무언가를 팔려고 접근하는 사람은 무조건 피해라. 자기는 먹을 수 없는 거북이 고기를 남에게 내주는 유형의 거래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온 거래 방식이다.
시장은 왜 그렇게 비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일까? 바로 방향성 때문이다. 일단 방향성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게 된다. 모두가 팔 것 같은 분위기가 되면 나도 파는 것 외에는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식시장을 이렇게 표현한다. 주식시장은 작은 문 하나만 나 있는 대형 극장과 같다.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약해진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그런 자리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토론에서 질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 특히 나는 예전에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네 명을 사기꾼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공개적으로 내 언사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들은 왜 유명인사도 아닌 일개 트레이더인 나의 비난에 그토록 민감하게 대응했을까?
나는 통계학자이지만 전작인 ≪블랙 스완≫을 쓸 때 도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아주 명백한 사실을 도식화할 때만 도표를 사용했다. 흔히 사람들은 반론의 여지가 많고 논리적이지도 않은 주장을 할 때 온갖 종류의 데이터와 도표를 끌어다 쓴다. 명백하게 옳은 주장을 할 때에는 많은 데이터를 첨부할 필요가 없다.
투자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몇 년이라도 버틴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잘 알 것이다. 투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원칙은 이렇다. '강물의 깊이가 평균 120센티미터라면 나는 절대로 그 강을 건너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결과를 중시하고, 파멸의 전례가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비용편익분석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이 책을 추천한 크리에이터
이 책을 추천한 포스트
가짜 전문가가 판치는 세상 | 나심 탈레브 '스킨인더게임'
책 '나심 탈레브 스킨 인 더 게임'을 소개합니다. 가짜 전문가, 가짜 지식인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사람을 제대로 보는 법을 알아봅시다. 사람을...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리더를 생각하다 - 존 맥스웰(John C. Maxwell) (0) | 2020.07.13 |
---|---|
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꾸는 기술 - 나이토 요시히토 (0) | 2020.07.13 |
당신의 소원을 이루십시오 - 존 맥도널드(JOHN MCDONALD) (0) | 2020.07.13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백영옥 (0) | 2020.07.12 |
평화의 여정 - 김성림 (0) | 2020.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