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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강의력 - 최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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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력

최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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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람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까지 너무 떨릴 뿐이다. 마치 내가 에콰도르에 도착해서 집에 가고 싶었던 것처럼. 에콰도르 원주민이 낯선 청중이어서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듣는 청중은 누구라도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 같다. 그래서 첫 강의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그만두고 싶은 마음, 금방 깨는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누구나 그렇다.

자신감은 당신을 대중 앞에 서게 하는 열쇠다. 나는 강의를 시작하는 강사들에게 자신감을 넘어 심지어 청중 앞에서 거만해지라고 말한다. “이제 하산하라”고 말하는 사부 앞에서 “아, 저도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제가 좀 타고났네요. 제가 생각해도 최고인 것 같아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다.

강의는 숨어 있는 내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다. 친구들과의 수다나 업무 보고, 학교 과제 발표와는 전혀 다른, 대중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의 리더십을 실체화하는 과정이 바로 강의이다. 강의는 나 혼자 만드는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다. 청중과 함께 만들어가는, 대중 앞에 선 내 심장의 목소리다.

내 강의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르칠까’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칠까’이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강의 내내 자기 강의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어설픈 자기 자랑은 금기 사항이다. 내가 무엇을 했고, 무슨 자격증을 땄고, 어디서 공부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자랑이 습관이라면? 강의하는 내내 따돌림 받는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만의 강의를 만들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1,000권의 책이 아니라 1,000시간의 강의이다. 내 강의를 듣는 청중과 씨름해야 하는 강사가 왜 그토록 머리와 씨름하는지 나는 아직도 종종 놀란다. 막상 강의가 시작되면 읽은 책들은 안드로메다로 사라질 뿐이다.

사람은 자연스럽게 움직일 때 이야기를 더 잘하게 설계되어있다. 그래서 TV 프로그램에서 명사와의 만남이나 연예인 인터뷰를 보면 유난히 걷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이다. 강의에 발을 들여놓고 싶으면 먼저 발을 떼야 한다. 발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은 마음도 움직일 줄 안다.

‘질문하고 이야기하라’는 조언을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나는 동영상도 보여주고 웃기는 만화도 보여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심지어 대규모 게임도 시도했다. 그러나 강의 내용과 관계있는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만큼 강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드는 기술은 없었다. 청중에게 질문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면 질문의 수준이 높아지고 강의 수준도 함께 올라간다.

나는 처음 강의에 입문하는 이들을 코칭할 때 되도록 손에 무언가 들고 있는 버릇을 들이지말 것을 권한다. 강의 시트라도 들고 이야기해야 마음이 놓이는 것은 강사가 움직임에 둔해지는 신호이기도 하다. 실제로 내 수업에서도 붙잡은 손을 떼는 것에서부터 제스처 연습을 시작한다.

강의할 때 강사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강사 자신이 아닌 청중이다. 청중이 강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아야 비로소 ‘강의’를 할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강의의 전체적인 기승전결을 강사의 정보전달 측면에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의 입장에서 정리하는 성공 강의의 습관이 바로 4MAT이다.

폴앤마크의 방식대로 정의한 리더십 강사는 리더십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르치는 데에서 머물지 않고 그 리더십의 원리대로 살기 위해 실천하고 경험을 쌓아야 하며, 서비스 강사 역시 고객을 향한 진정성과 서비스 역량을 갖추

사과는 익으려면 붉어져야 하고 김치는 익어야 맛이 나는 법이다. 우리 회사의 강사들이 숙성되어 정식으로 강의에 데뷔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1년이고 평균 2년이다. 선배 강사를 보조하며 느끼는 현장감, 강의장과 차 안, 숙소에서 나누는 강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화 등을 통해 배우며 느끼는 것이 강의법 학습과 강의력 성장에 더없이 좋다.

당신이 성장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더 많은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강의 피드백을 요청하고, 피드백을 진지하게 들은 뒤 진심으로 “정말 고맙습니다. 큰 도움이 되네요”라고 말하면 된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피드백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누군가가 강사인 당신의 성장을 위해 시간과 관심을 들인 것은 사실 아닌가? 그리고 모든 피드백은 피가 되고 살이 되기 마련이다.

강의를 하기 전 우리는 수없이 많은 청중 데이터를 분석한다. 연령, 성비, 학력 수준, 출신 지역, 다른 강의 참석 여부 등등. 그러나 사실 아무리 준비를 한다고 해도 우리는 청중을 예측할 수 없다. 청중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청중과 호흡하는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중의 반응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이제 전문 강사가 된 내가 생각하는 강사의 자격 조건은 경력도 학력도 경험도 자격증도 아니다. 수많은 청중 앞에 서는 강사의 자격은 사람을 향해 제대로 미치는 것이다. 누군가를 가르침으로써 도와주는 일에 대해 미칠 듯한 간절함과 보람을 꿈꾸고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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