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아버지가 사진을 다 찍으시기만을 기다렸고, 조르고 졸라 촬영한 필름을 얻었다. 인화를 해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필름을 쥐고 그길로 시내로 달려가 현상제와 정착제를 샀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만의 인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이불 속 작은 암실에서, 운명적으로 사진을 처음 만났다.
_ 〈내 사진의 시작>
나에게는 9명의 뮤즈가 있다. 고소영, 김민희, 김혜자, 김희선, 오수미, 이아로, 이영애, 진희경, 한예슬이 그들이다. 이들은 내가 패션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할 때 도움을 주기도 했고,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장해 온 사람들이다. 그중 배우 이영애와 김민희는 내 사진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뮤즈이다. 먼저 배우 이영애와는 거의 매일 촬영을 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그녀와 함께 작업했던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 한 명의 뮤즈 김민희를 처음 만난 것은 이화여자대학교 골목길 옷가게였다. 소녀의 머리 뒤로 엄청난 에너지가 보였다. 혹시 연기 활동을 하고 있거나 학원에 다니느냐고 물었지만 처음 카메라 앞에 서본다고 했다. 또 한 명의 스타 탄생 예감이 들었다.
_ 〈나의 뮤즈〉
유언과 함께 영정 사진은 반드시 자신이 준비하길 바란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와 친지들을 맞이하는 영정 사진을 자식이나 타인의 손에 맡긴다는 건 어쩐지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한다는 기분이 든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마지막 모습,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마지막 미소는 내가 준비하는 것이 맞다. 일부러 시간을 내 사진관에 들르자. 그리고 솜씨 좋은 사진가를 만나 내 영혼에 맞는 사진을 찍어 보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영정 사진의 나이는 너무 늙지 않은 시기인 60세 전후의 나이이다.
_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나〉
배우 이미연이 그랬다. 10대에 데뷔해서 하이틴 스타로 유명세를 떨쳤던 그녀는 오랫동안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어느 날 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삶의 경험과 내공이 쌓인 탓인지 청순한 이미지에서 한 단계 더 깊어진 ‘분위기’를 풍겼다. 그녀는 나를 믿고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게 촬영에 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앨범 <연가>의 이야기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이미연의 새로운 이미지가 대중에게 폭발적으로 어필하자, 이대로 광고를 만들어 달라는 기업들이 연일 문을 두드렸다.
_ 〈이미지 메이킹이 인생을 바꾼다>
극단적으로 말해 흑백 사진이 없다면 나는 아마 사진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심각하다고, 지루하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 단순한 색 속에 엄청난 드라마가 숨어 있다. 누구라도 흑백 사진의 매력에 빠진다면, 컬러 사진이 싱겁다고 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흑백 사진에 많은 이야기를 숨겨 놓는다. 보는 이들이 그 안에 숨겨진 드라마를 발견하기를 기대하면서.
_ <흑백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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