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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초원, 내 푸른 영혼 - 아나똘리 안드레예비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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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내 푸른 영혼

아나똘리 안드레예비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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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내 마음속의 첫 번째 풍경화는 까자흐스딴의 황색 구릉들의 모습이다. 예술을 직업으로 하는 나는 늘 색깔과 선, 그리고 예술적 이미지를 생각한다. 우리 영혼의 세계는 신이 우리에게 준 예술의 박물관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마음속에 여러 그림들로 가득 찬 화랑을 간직하고 있다. 내가 살아 온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나는 완성된 그림으로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동양적 인간, 구체적으로 말해서 '한'이라고 불리는 어떤 철학적 우수 같은 것을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한국 사람인 나는 러시아어로 쓴 자신의 시와 산문 속에 영혼을 담으려 했다

작가의 길을 가면서 거쳐야 할 최초의 관문들을 통과하면서부터 이미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목숨을 끊고 싶은 순간을 여러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위대한 고독만이 나를 진정한 작가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때마침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른 들풀과 바스락거리는 다람쥐, 질주하는 말처럼 움직이는 회오리바람이 함께 존재하는 이 초원지대가 내 자신의 영혼과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 이 메마른 땅에서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다는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두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들이 몇 마리씩 떼를 지어 높은 하늘을 유유히 맴돌고 있었다. 그래도 초원은 늘 고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것이 초원이 타고난 운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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