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결국, 경제가 이긴다.” 지금도 위기이고, 앞으로 또 다른 2개의 대위기가 올 것이지만, 결국엔 경제가 이긴다. 코로나19 충격도 이기고, 반복적으로 오는 경기침체도 이긴다. 코로나19 충격은 일시적이고 경기침체는 이미 예정된 미래였다. 코로나19 충격의 정점을 넘어서면 투자시장의 대세 상승기가 시작된다.
이런 힘과 운동이 한곳으로 모여 거대한 흐름을 만들면 무너지지 않는 강한 성벽처럼 보이던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중세도 이렇게 무너졌다. 전염병은 광풍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지만 그 영향력은 남아서 시대를 바꾸는 심층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가 맹렬한 기세로 우리 주위를 돌아다닐 때는 곧 많은 것이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 넘쳐난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변하는 것조차도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것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대다수가 생각하더라도 비용 문제에 부딪혀서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바꿔야 한다고 인정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특히 경제적 충격을 크게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비용 문제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시장을 강타할 때는 정부나 중앙은행도 대붕괴를 막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구제금융과 기업지원 정책을 쏟아낸다. 하지만 리바운드 이후에 몰아쳐 오는 긴 경기침체기에는 차근차근 옥석을 구별하는 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그 기간에 생존력을 높이려면 리바운드 기간을 절대로 놓치지 말라.
1차 대유행으로 경제적 충격을 심하게 받은 상황에서 2차 유행기에 강력한 셧다운 정책을 재실시하면 국가 경제가 받는 충격은 배가 될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셧다운을 머뭇거리는 동안 2차 유행기에 코로나19는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하며 피해를 키울 것이다. 주식시장과 경제성장률에 두 번째 충격이 가해질 확률이 높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경제대침체를 피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졌다. 전 세계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경제대침체를 피부로 체감하는 시간은 조금 늦게 올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구제금융과 재정 투여와 여름부터 시작될 리바운드 현상기가 착시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대규모 리세션 충격을 피부로 느끼는 본격 시점은 2020년 말~2021년 초가 될 것이다.
한국 기업이 대비해야 할 코로나19 이후 핵심 이슈로 미중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어 중국 내 경제가 큰 충격을 받으면 미중 간에 무역 합의가 지켜질 가능성은 아주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 관세 전쟁, 환율 전쟁을 수반하는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지옥문이 다시 열린다.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해외 언론조차도 가장 큰 피해국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코로나19가 미중 전쟁을 재고조하는 동력이 된다면 탈중국화는 더욱 확실한 미래가 된다. 미중 양국이 경제 제재와 수출 통제, 불매운동을 반복적으로 벌인다면 글로벌 기업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아주 커진다. 미중 무역전쟁 혹은 패권전쟁이 1~2년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에 오래 머물수록 피해는 커진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은 다르다. 추가 위기가 한국 기업에게 몰려올 것이다. 이미 한국은 소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7~8년 전부터 정체기에 진입했다. 그동안 잘 버텼던 소수의 대기업도 코로나19로 치명타를 입었다. 코로나19 전염병은 지나간다. 하지만 막대한 빚으로 생명을 유지했던 좀비 기업의 절반 이상이 파산하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엄청난 달러가 시장에 쏟아지자 일부에서는 달러 폭망설이 흘러나온다. 달러 가치의 대하락 가능성이다. 달러가 곧 휴지조각이 되니 금이나 비트코인을 사라는 조언이 난무한다. 달러가 폭망하더라도 금은 몰라도 비트코인은 대안이 아니다. (…)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언제 폭망설이 돌았느냐는 듯 달러 가치는 순식간에 상승한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장 달러 폭망, 미국 파산은 없다.
큰 정부가 귀환하여 시장의 위기를 해결해주는 만큼 시장의 자유는 축소되었고 규제와 감시는 늘어났다. 코로나19는 이런 흐름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는 거대 정부 귀환을 전 세계적 트렌드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의 직접 피해와 후유증이 커지고 회복 기간이 길어질수록 거대 정부 트렌드도 길어질 것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기존의 암호화폐 혹은 디지털화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국가가 글로벌 기업의 신용을 보장하는 디지털화폐가 종이나 동전 방식의 법정화폐와 공존하는 미래가 가장 확률적으로 높다. 코로나19는 이런 미래 흐름을 더 강화하고 빠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특별한 상황 이후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특별한 사건 혹은 특별한 상황에 따라 3차 반등기의 시점과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지난 역사는 말한다. 단 한 번도 ‘붕괴?회복?버블?신고점’ 패턴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 현재 일고 있는 ‘동학개미운동’은 일시적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이 투명성이다. 미래는 예언할 수 없지만 논리적이고 확률적인 예측으로 준비할 수 있다. 위기든 기회든 미래는 신호를 주고 온다. 신호를 잘 파악하려면 정보에 대한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 신호 정보를 찾는 사람이나 그 신호를 전달받는 사람 모두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 부정하고 외면한다고 해서 위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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