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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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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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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베어타운은 그 무엇과도 닮지 않았다. 심지어 지도상의 모습조차 특이하다. “술에 취한 거인이 눈밭에다 오줌으로 자기 이름을 갈기려던 것처럼 생겼지.” 누군가는 이렇게 표현할지 모른다. “자연과 인간이 땅 싸움을 벌인 것처럼 생겼지.” 좀 더 교양 있는 사람은 이렇게 표현할지 모른다. 어느 쪽이 됐건 이 도시는 점점 가망이 없어지고 있다. 무엇에서건 희망을 느껴본 건 먼 옛날의 이야기다.

네가 정직하면 사람들이 너를 속일 것이다. 그래도 정직하라.
네가 친절을 베풀면 사람들이 너를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래도 친절을 베풀라.
네가 오늘 선을 행하더라도 내일이면 잊힐 것이다. 그래도 선을 행하라.
(……)
네가 만든 것을 남들이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래도 만들어라. 결국에는 너와 하느님의 일이다. 너와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다.

그 바로 밑에 굳게 다짐한 초등학생이 빨간색 크레용으로 적어놓은 문장이 있다.

다들 나더러 너무 쪼꼬매서 안 된다고 한다. 그래도 훌륭한 선수가 되어라!

이 스포츠가 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당신의 전부다.

“이 마을은 뭐든 이겨봐야 해. 단 한 번만이라도 우리가 최고인 기분을 느껴야 해.”

“너희들 중에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있지. 운이 좋아서 모든 걸 거저 누리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아이스링크 밖으로 나서면 모두 똑같다는 걸 기억해라. 그리고 너희들이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항상 간절함이 운을 이긴다는 거.”

어른이면 누구나 완전히 진이 빠진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을 겪는다. 뭐 하러 그 많은 시간을 들여서 싸웠는지 알 수 없을 때, 현실과 일상의 근심에 압도당할 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그렇다. 놀라운 사실이 있다면 우리가 무너지지 않고, 그런 날들을 생각보다 더 많이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끔찍한 사실이 있다면 얼마나 더 많이 견딜 수 있을지 정확하게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이래 단 한 순간도 나쁜 엄마라는 자괴감에서 자유로워본 적이 없다. 모든 면에서 그렇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 성격이 급한 것, 모든 걸 알지 못하는 것, 더 맛있는 도시락을 싸주지 못하는 것, 그냥 엄마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걸 원하는 것. 베어타운의 다른 여자들이 그녀의 뒤에서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린다. “맞아요, 하지만 저 엄마는 풀타임으로 일을 하잖아요. 말이 돼요?” 그런 수군거림을 아무리 흘려들으려고 노력해도 몇 마디는 마음속에 남는다.

아이를 낳으면 너무 작은 담요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누구 하나 빠뜨리지 않고 덮어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추워서 바들바들 떠는 아이가 생긴다.

가해자에게 성폭행은 몇 분이면 끝나는 행위다. 피해자에게는 그칠 줄 모르는 고통이다.

그들은 똑같은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열 번씩 반복해 여자아이의 대답이 달라지는지 체크하며 모든 정보를 취합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그러면서 혐의 제기 자체가 문제라도 되는 듯이 이건 심각한 혐의 제기라고 한다. 그녀는 어떤 부분에서 잘못을 했는지 훈계를 듣는다. 너무 한참 뜸을 들이다 경찰에 신고한 것. 입고 있었던 옷을 버린 것. 샤워를 한 것. 술을 마신 것. 그런 상황으로 자신을 몰고 간 것. 이층의 그 방으로 따라가서 그에게 착각을 심어준 것. 그녀가 옆에 없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도 않았을 텐데 왜 그 생각은 하지 못했느냐고 한다.
그녀는 열다섯 살이니 부모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나이라고 하고, 그는 열일곱 살이지만 다들 ‘어린애’라고 표현한다. 그녀는 ‘젊은 아가씨’다.

기억에 남는 문구

한 집단을 똘똘 뭉치게 하기에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어렵다. 요구사항이 많다.
증오는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