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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 - 이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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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

이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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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누군가는 당신을 물로 보지만 우리는 당신을 보물로 봅니다.

잘 듣지 않고서 잘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사실에 기반하지 못하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성복 시인의 시에 놀라 마음에 새기고, 드라마 동백이의 대사에 놀라 좌절도 하고, 선배가 보여주는 판단의 명쾌함에 놀라 존경심을 갖게 되고, 동료의 허세에 놀라 스스로를 경계하고, 고양이의 말 없는 기댐에 놀라 마음이 뭉클해지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에 놀라 달리던 차를 멈춰 세운다.

카피라이터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면 나는 늘 책 중의 책은 ‘산책’이라고 말해왔다. 여기서도 카피라이터를 위한 습관으로 독서보다 산책을 먼저 말하고 싶다.

적어도 카피라이터를 위한 독서라면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카뮈가 아닌 ‘새로운’ 카뮈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그러니 무턱대고 남들이 좋다는 책을 펼쳐보기에 앞서 나를 들여다보는 일에 더욱 시간을 쏟을 일이다.

반대로 내가 좀 억울하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냉철하게 예측하고 그에 기반해서 나의 메시지를 설정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계산적인 태도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디테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나는 같은 답을 하고 싶다. 낫씽... 앤 에브리씽.

카피를 쓴다는 게 처음엔 발상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일을 알아가면 갈수록 판단의 문제가 더 크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다운은 허용해도 케이오는 당하지 않기 위해 일상의 루틴을 건강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내면의 평화를 깨뜨리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며 나아가라는 메시지. 일상의 루틴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건 성취를 위해서도 그리고 내면의 평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습관이다.

크리에이티브에서도 디렉션하는 자에 대한 스태프의 신뢰가 없다면 디렉터는 거추장스러운 보고의 대상이자 힘들게 차려 놓은 밥상에 슬쩍 꼽사리 끼는 꼰대의 숟가락이 될 뿐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한 회의실에 모여 있지만 멤버마다 능력의 높낮이도 다르고, 성격도 스타일도 다 제 각각이다. 하지만 정작 함께 일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태도다. 그 중에서도 일이 잘 안 됐을 때의 태도 말이다.

카피라이터 본인부터 자기 아이디어에 대해서 좋은지 나쁜지, 준비나 진행이 충분한지 부족한지 스스로 판단을 하고 크리에이티브 담당 임원이나 대표는 집중력과 책임감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주어야 한다.

일을 한다는 건 더하고 빼고 고치고 바꾸는 것만이 아니다. 분명한 지지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견이며 판단이고, 어떤 경우에는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해야 하는 일의 모든 것일 때가 있다.

킥오프를 위한 회의실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은 프레젠터의 후보다. 나는 임원이 아니니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니니까 등의 이유로 스스로를 배제하면 안 된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자가 우리 중에서 왜 내가 아니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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